"한국의 정보기술(IT) 인프라는 세계적 수준입니다.하지만 지속적인 발전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본사 연구소의 수석연구원으로 세계적 컴퓨터공학자인 김정한 박사(39)는 4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현재 MS 본사연구소 7백여명의 연구원 중 한국인은 김 박사가 유일하다. 그는 "기초연구분야가 탄탄해야 차세대 기술혁신의 밑바탕이 된다"며 "국내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이런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방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축구가 4강까지 오른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장기적인 안목에 따라 기초체력을 단단히 다진 것이 원동력이 됐다"며 "IT산업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우유를 얻으려면 젖소를 키우는 것 뿐 아니라 목초지 조성에도 힘써야 하는 것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분야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며 기초다지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수학에 근간한 이론전산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 박사는 서울대 포항공대 연세대 등 국내 유수대학과 MS연구소를 연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그는 "서울대 등에서 컴퓨터공학의 근간이 되는 기초전산학이나 이론전산학 강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기금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연세대 물리학과와 미국 뉴저지주립대(이학박사)를 나와 AT&T벨연구소 카네기멜론대 교수 등을 거쳐 지난 97년 MS연구소에 합류했다. 97년 컴퓨터공학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풀커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