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연말 대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컵 열기를 배경으로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급상승, 이회창-노무현 양강구도를 허물 수 있는 제3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정 의원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3강의 한 축으로 이미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마저 낳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3자 대결에서 20.1%의 지지를 확보했다. 이 후보(35.4%)에는 크게 못미치나 노 후보(23.2%)의 경우 추격권 안에 둔 수치여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9일의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 40.1%, 노 후보 26.8%, 정 의원16.1%의 지지도 분포를 보였다. '정몽준 부상'에 대해 정치권은 `거품 인기론' 등을 제기하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주류이나 각당 모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의원이 `반창(反昌) 연대'의 기수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노풍(盧風)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측근은 "월드컵 현상과 맞물린 일시적 거품"이라며 "국민이 정치지도자를 선택할 때는 결국 자질과 능력을 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다른 측근은 "정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어떤 인물을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폭발력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정 의원이 월드컵 열기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어떻게 활용해나갈 것인지가 관심"이라며 "8.8 재보선 이후 후보교체론이 다시 제기될 경우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 의원측은 아직까지 대선출마 여부 등 향후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정 의원이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해나갈 지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진지하게 고민한 뒤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은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 의원이 여러 정치인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