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가 대통령 3남 홍걸씨와 함께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정보보고를 올렸던 것으로 알려진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이 최씨를 통해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소개받았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권씨 보좌관 문성민씨는 28일 오후 서울지법에서 열린 권씨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측 증인으로 출석, "내가 재작년 5월 권 고문을 모시고 서울시내 모호텔에 들렀을때 커피숍에 있던 최씨가 김 전 차장을 권 고문과 내게 소개해 잠깐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고 증언했다. 문씨는 "재작년 7월 권씨 집으로 찾아온 사람이 김 전 차장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검찰신문에 이같이 답하고 "그때 김 전 차장과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고문님이 역정을 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그러나 이날 공판에서 "당시 권씨가 내가 대통령께 엉터리 정보보고를 올렸다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이를 해명하러 가는 자리에 최씨의문제점도 말하기 위해 찾아갔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날 공판을 진행한 서울지법 10단독 박영화 부장판사는 재작년 7월 당시김 전 차장을 권씨 집까지 승용차에 동승, 안내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국정원 직원문모 사무관과 김 전 차장을 상대로 대질신문을 벌였다. 김 전 차장은 대질신문에서 "직원 문씨가 권씨 집앞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나를 영접한 사람은 맞는 것 같지만 내가 분당 집에서 권씨 자택을 거쳐 국정원 청사까지 조수석 뒷자리에 태우고 간 사람은 없다"고 부인한 반면 문씨는 "분명히 내가 김 전 차장 차를 타고 동행했다"는 진술을 고수했다. 박 부장판사는 "조수석 뒷자리에 앉은 내 얼굴을 인식해 자동적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국정원 시스템을 확인해보면 내가 문씨를 조수석 뒤좌석에 태우고 청사까지 동행했는지 여부가 금방 드러날 것"이라는 김 전 차장의 주장과 관련, 국정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검찰에 요청했다. 박 부장판사는 이어 진승현씨와 문 보좌관을 나란히 법정에 세운 뒤 문씨에게 "김 전 차장을 뒤따라 권씨 집에 들어간 사람이 둘중 누구냐"고 물었지만 "그 사람은캐주얼 차림에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며 두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문씨는 진술했다. 다음 공판은 7월2일 오후 2시.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