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오는 7월부터 1백50개 기업금융(RM) 점포를 개설하고 '노마진 대출'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경쟁이 격화되고 은행 판도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음달 2일 서울 명동 등에 1백50개 RM 점포를 일제히 개설한다. 기존 72개 RM 점포를 포함하면 국민은행의 RM 점포는 2백22개로 늘어난다. 이는 국내은행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현재 다른 시중은행의 RM 점포는 1백개를 밑돌고 있다. 국민은행은 RM점포 개설과 함께 △노마진 대출 △만기일시 상환식 시설자금 대출 △옵션부 외화대출 등 대출 신상품도 내놓는다. 이중 노마진 대출은 우량기업의 할인어음과 기업구매자금 등 일부 대출에 한해 마진을 남기지 않고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마진을 남기지 않는 만큼 대출 금리가 다른 은행보다 월등히 낮다. 국민은행은 작년 11월 합병은행이 출범했을 때도 노마진 대출을 한시적으로 취급했었다. 옵션부 외화대출은 원화대출보다 금리가 싼 달러화 및 엔화로 대출해 주되 환율이 오르면 원화대출로 바꿀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중소기업들로선 환율 위험을 회피하면서 싼 자금을 빌려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파격적인 대출 신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85% 수준으로 다른 은행보다 0.5%포인트 가량 낮아 자금조달 원가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다른 은행과 거래하는 우량 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해선 저당권 설정비도 오는 9월말까지 면제해 주고 RM 점포의 지점장 대출 전결권한을 종전 50억원에서 1백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말부터 RM점포 1백50개에 배치될 직원 1천여명이 준비를 해왔다"며 "이들이 이미 상당한 중소기업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에만 4조여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대대적인 대출 캠페인은 통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내보이는 카드라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특히 9월에 전산통합이 완료되면 소규모 자영업자(SOHO)와 가계대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대응해 조흥은행은 오는 7월초 조직개편을 단행, 국민은행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도 장점인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미은행도 올해안에 1천여개 중소기업을 발굴, 1조3천억여원을 신용으로 대출해 준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