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과의 한판승부가 벌어지는 25일 주한 독일인들은 경기장은 물론 서울시내 곳곳에서 단체응원에 나서면서 조국의 선전을 갈망했다. 이들은 한국-독일전이 페어플레이를 통해 월드컵에 기록될 명승부전이 되기를 무엇보다 바랐다. 대다수가 기업가. 독일어 교원. 회사원인 주한 독일인들은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인사들을 제외하면 독일문화원이나 이태원의 독일주점에 모여 TV를통해 경기를 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독일문화원측은 이날 저녁 독일문화원 강당에서 100명의 독일인이 모인 가운데 경기를 시청하며 맥주파티를 벌이기로 했다. 주한독일문화원장 쉬멜더(57)씨는 "독일의 승리를 확신한다"며 "그러나 그동안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과 벌인 한국경기를 지켜보니 독일팀이 최선을 다해야이길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 뒤 정정당당한 승부를 바랐다. 쉬멜더씨는 "붉은 악마들을 보며 그간 짙은색 양복에 갇혔던 한국인의 또 다른일면을 보는 듯해 아주 흥미롭다"며 "감정을 잘 분출하지 않는 한국인들이 진정으로축구를 즐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일대의 독일주점에도 200여명의 주한 독일 기업인들이 모여 단체응원을펼친다. 평소 매주 일요일 용산가족운동장에서 독일인 친구들과 축구를 즐긴다는 루프트한자 한국지사장 충커(45)씨는 "이태원의 독일주점에서 수백명의 독일인과 함께 경기를 지켜볼 생각"이라며 "물론 경기장에 직접 가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으나 한줌의독일인을 제외하면 붉은악마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축구장에서 응원하는건 오히려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어 그냥 독일주점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 그뤼네르트(41)씨는 "아내가 한국인이라 계속 한국을응원해 왔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독일을 응원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독일이진다면 다시 한국을 응원할 계획"이라며 "티켓이 너무 비싸고 경쟁이 심해 경기장가는 것은 포기했고 집에서 아내와 오붓하게 중계방송을 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정정당당하고 흥미진진한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