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9일 막을 내리기로 했던 대집단체조 및 예술공연 '아리랑' 공연을 다음달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은 해외관람객이 당초 목표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정치적 목적에 중점을 두고 대규모의 대외행사를 개최한 종전과 달리 이번 '아리랑' 공연에서는 대대적인 해외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적 실익을 함께 노린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은 이를 위해 연초부터 '아리랑' 해외설명회, 각국의 '아리랑' 시찰단 방북, 항공로 증설, 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관광지 시설 정비, 북한 관광관계자 회의 소집 등 해외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3월 '아리랑'을 홍보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국가관광총국 황봉혁 처장은"구체적인 숫자를 예견하기가 쉽지 않지만 외국인과 해외동포, 남쪽을 포함해 대체로 20만명 정도로 예상하며 그 가운데 일본관광객도 5천명 선에 이를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장인 평양 릉라도 5월1일경기장에는 △특등석 60석 △1등석 500석 △2등석800석 △3등석 800석 △일반석 1천350석 등 총 3천510석이 해외관객용으로 준비됐다.이는 2개월 동안 54회의 공연에 최대 18만9천540여명의 해외관객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해외관객 1인당 입장료는 △특등석 300달러(39만원) △1등석 150달러(19만5천원)△3등석 50달러(6만5천원) △일반석 30달러(3만9천원)로 각각 책정해 1회 공연에 최대 25만3천500달러(3억2천955만원), 54회 공연에 최대 1천368만9천달러(약177억9천57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됐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야심찬 준비와는 달리 실제 관광객 수는 기대치에 훨씬 미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랑' 공연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공연 개막 이후 평양에 들어오는 외국인과 해외동포 등 관광객은 그 수가 가장 많은 날을 기준으로 해도 하루 약800명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4월 29일부터 50일 동안 유치한관광객은 4만명 가량에 불과한 셈이다. 결국 북한은 2002 한ㆍ일월드컵이 종료되는 시점을 이용해 남한과 해외의 관광객을 더 끌어들임으로써 당초 목적했던 경제적 실익을 챙기려고 `아리랑' 공연기간을 연장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부족한 관광객 수를 채우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쏟는가 하는 것은 최근 미국인들의 관람을 일부 허용한 데 이어 방북했던 남측의 기독교인 300명에게 단체적으로 `아리랑' 관람을 요구해 무리를 빚은 사실을 통해서도 잘 드러났다. `아리랑 대외초청영접위원회'는 최근 "'아리랑' 관람을 희망하는 남조선 사람들과 외국인, 해외동포들에 대한 모집파견 권한을 한민족아리랑련합회에 위임한다"는내용의 지난 6일자 위임장을 이 단체에 보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