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대회는 단일 종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프츠행사다. 월드컵의 뿌리는 지난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대회로 올라간다. 당시 이 올림픽 축구종목에 출전한 나라는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지역을 모두 포함해도 14개국에 불과했다. 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는 이보다 3개국이 늘어난 17개국이 참가하는 데 그쳤다. 이때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주관하는 국제적인 축구대회는 하나도 없었다. 오늘날과 같은 월드컵의 틀이 잡히기 시작한 것은 28년 5월26일 FIFA가 독자적인 축구대회 개최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월드컵 탄생의 산파역할을 맡은 이는 프랑스의 줄리메로 당시 FIFA 회장을 맡고 있었다. 줄리메 회장은 28년 FIFA총회에서 "FIFA 회원국 축구협회가 파견하는 모든 국가대표팀이 참가할 수 있는 제1회 월드컵 축구대회를 개최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회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의 2년 전후로 하고 4년에 한번씩 개최키로 했다. 역사적인 제1회 월드컵은 30년 7월13일부터 30일까지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에서 열렸다. 1회 대회때는 유럽의 4개국을 포함,13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주최국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를 4-2로 물리치고 초대 우승컵을 차지했다. 월드컵은 3회 프랑스대회(38년)이후 2차대전으로 인해 12년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전쟁종식과 함께 50년 브라질에서 4회대회가 속개됐다. 월드컵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없는 것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줄리메 컵"으로도 불리는 우승트로피는 초대 우루과이 대회직전 줄리메가 사재를 털어 FIFA에 기증했다. 현재의 FIFA컵은 74년 서독대회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조각가 실비오 가자니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두 명의 선수가 지구를 떠받드는 형상의 새로운 "FIFA컵"은 높이 36 ,무게 4.97 으로 18k금으로 제작됐다. 진품 FIFA컵은 FIFA소유로 월드컵 대회 우승국에는 진품보다 약간 작은,금도금의 모조품이 주어진다. 줄리메컵이 도난으로 사라진후 FIFA가 월드컵을 3회 제패하더라도 진품을 영구 소장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월드컵 역사를 살펴보면 흥미있는 징크스를 발견할 수 있다. 개최대륙에서 우승국이 나온다는 것.세계축구의 양대산맥을 이뤄온 유럽과 남미는 해당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각각 8차례와 7차례에 걸쳐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 유일한 예외는 58년 대회에서 "축구황제" 펠레를 앞세운 브라질이 주최국 스웨덴을 5-2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것. 그러나 이번 17회 대회는 유럽이나 미주대륙이 아닌 아시아에서 처음 열려 유럽과 남미는 물론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중에서 과연 어떤 팀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갈지 관심을 모은다. 초반에 3연승하면 우승과 멀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1라운드에서 세 경기를 소화했던 13차례의 월드컵에서 3연승을 거둔 팀은 모두 14개국.그러나 이중 우승고지에 도달했던 나라는 브라질(70년)과 프랑스(98년)뿐이다. 1라운드에서 고생한 팀이 우승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 82년 스페인대회때 이탈리아는 1라운드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하고(3무) 2라운드에 진출했지만 결국 결승에서 서독을 3-1로 물리치고 감격적인 우승컵을 안았다. 4강팀중 한 팀은 다음대회 예선에서 탈락한다는 징크스도 있다. 지난 프랑스대회 4강에 올랐던 네덜란드가 이번 대회 예선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 좋은 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