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이 2002프랑스오픈(총상금 1천107만달러) 1회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세계랭킹 122위 이형택은 28일 밤(이하 한국시간) 파리 인근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랭킹 272위 옌스 크니프슐트(독일)에 2-3(4-66-1 6-3 6-7 1-6)으로 아깝게 패했다. 'US오픈 16강' 신화의 재현을 노리는 이형택으로서는 궂은 날씨가 무엇보다 원망스러웠다. 첫 세트를 내준 이형택은 2세트에서만 3개의 서브 에이스를 잡아내며 세트를 따내 균형을 이룬 뒤 상대의 잦은 실책에 편승, 3세트마저 잡아내 전세를 뒤집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경기 도중 두 차례나 갑작스런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 틈을 타 2시간 이상 쉬면서 힘을 비축한 크니프슐트가 첫 세트에서 효과를 본 주무기 포어핸드를 앞세워 내리 4,5세트를 따내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이형택의 2회전 예비 상대로 관심을 모았던 이리 노박(체코)과 미하일 요즈니(러시아)의 대결에서는 14번 시드 노박이 상대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3-0(6-3 6-47-6) 완승을 거뒀다. 6번 시드 팀 헨만(영국)은 스페인의 클레이코트 전문가 갈로 블랑코를 3-0(6-46-3 7-6)으로 완파했고 사비에르 말리세(벨기에)도 알렉산더 포프(독일)를 3-1(6-4 6-1 4-6 6-1)로 눌렀다. 여자 단식에서는 6번 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와 4번 시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가 나란히 역전승을 거두며 2회전에 진출했다. 지난 90~92년 3연속 우승에 빛나는 셀레스는 안젤레스 몬토리오(스페인)의 맹렬한 초반 기세에 눌려 첫 세트를 내줬으나 내리 두 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해 2-1(6-7 6-3 6-0)로 승부를 뒤집었다. 또 이번 대회 톱시드로 참가한 남자친구 레이튼 휴이트(호주)가 초조하게 지켜본 가운데 경기를 치른 클리스터스도 실책이 잦았으나 노련미를 앞세워 타티아나 포우트체크(벨로루시)를 2-1(3-6 6-3 8-6)로 승리했다. 반면 여자 단식 5번 시드 쥐스틴 에넹(벨기에)과 남자 단식 8번 시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1회전에서 나란히 미끄러지는 비운을 맛봤다. 지난해 준결승까지 올랐던 에넹은 무명 아니코 카프로스(헝가리)에게 1-2(6-4 1-6 0-6)로 무기력하게 역전패했고 페더러는 복병 히캄 아라지(모로코)에게 0-3(3-62-6 4-6) 완패를 당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전날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데 이어 이날도 7차례나 경기가 지연돼 일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고 참가 선수들이 쌀쌀한 날씨 속에 비마저 내리자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등 비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