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선언의 제2항 재검토를 거론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발언과 관련, 23일 청와대와 민주당,한나라당이 통일방안과 남북관계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등 이 문제가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문제의 제2항에 대해 "그대로 갈 수 없으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6.15 공동선언의 존속, 이행문제가 향후 선거정국의 중요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연합제와 낮은단계 연방제의 공통점을 인정한 6.15선언 2항을 문제삼은데 대해 "6.15선언 당시 제기하지 않던 문제를 지금 국민 정서와 분위기에 영합해 있을 수 없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냉전논리와 분단적 사고를 엿보게 하는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이 후보가 남북문제에 대한 입장도 없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며 "노태우 대통령 시절 대북 3단계 3원칙을 현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인데, 이 후보는 그것도 모르고 과거 총리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이 후보 발언은 6.15선언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며, 민족의 장래보다 개인의 이해관계와 당리당략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 임성준(任晟準) 외교안보수석도 "6.15 공동선언 제2항은 통일은 목표인동시에 과정으로서 점진적, 단계적으로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남북이 인식을 같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 수석은 또 "남북이 6.15 공동선언에 합의함으로써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우리의 단계적 통일접근론인 연합제 방안에 더욱 가깝게 다가온 것으로 볼 수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청와대 당국자도 "6.15 선언 2항의 내용은 통일을 향한 미래지향적인 남북간의 합의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북한이 연방제로 합의를 봤다고주장하는데 반해 김 대통령은 연합제로 합의본 것이라 말하고 있는 양쪽의 차이점을지적하면서, 북한이 계속 고려연방제를 주장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분명히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 대변인은 또 "민주당과 노 후보는 북한이 2항 합의를 파기하고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데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노 후보는 고려연방제를 하자는 것인지, 자신의 통일관을 명백히 밝히고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신념이 있는지도 이번 기회에 밝히라"고 주장했다. 그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실상 고려연방제로 가기 위한 북한의 과도기 전술의 산물 아니냐"며 이에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으며,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도"모든 정책을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하겠다는 것을 두고 냉전적 사고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반민주적 사고"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 후보는 2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6.15 공동선언 제2항에 대해 "공동선언의 정신과 원칙은 살리되, 이 조항은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그대로갈 수 없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수정,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