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무역 관계를더욱 증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백 외무상과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영빈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 상황과 양국 현안 전반을 논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두 장관은 특히 북-러 양국간 경협 문제와 관련,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위한 기반 시설 확충 사업을 더욱 촉진하기로 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양국 장관은 또 ▲북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지원 ▲항만 등 북한 사회간접자본확충 방안 등도 논의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남북 및 북한-미국간 관계 발전이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러시아는 미국 특사의 북한 방문 계획에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또 국제 테러리즘 퇴치를 위해 공동 노력하는 한편 국제 분쟁을 외교를 통해 해결해나갈 준비가 돼 있음을 천명했다. 백 외무상과 이바노프 장관은 회담 뒤 러-북 관계가 최근 크게 개선되고 있는데 만족감을 표시한 뒤, `양국 외무부간 2003-4년 2년간 교류 협력 계획'에 공식 서명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백 외무상의 평양 방문 요청을 정식 수락했으나 정확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국 외무부 관리들은 추가 협상을 거쳐 방문 일정을조율할 예정이다. 백 외무상은 북-러 경협 문제와 관련, 22일 오전 일리야 클레바노프 러시아 산업과학기술부 장관과 다시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날 오후에는 극동 하바로프스크로 이동, 23일 까지 머물며 지역 지도자들과 에너지 협력 문제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백 외무상은 앞서 20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했다.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백 외무상은이번 방문 기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오전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러시아는 북한과 관계에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양국간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지난 1990년대 한때 냉랭했던 북-러 관계는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간 정상회담 이후 한층 가까워지는 양상을보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