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승으로 모처럼 활기를 찾은 채용시장에 때아닌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2∼3년간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접수 대신 방문 및 우편 접수를 부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스팸성' 이력서 때문에 서류전형 기간이 길어지고 사진 조작 등으로 평가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는 25일까지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는 LG화학은 지난 2000년 상반기 공채부터 적용해온 인터넷 접수 대신 우편 접수 방법을 채택했다. LG화학 인사 관계자는 "지원서 허위 기재 등 인터넷을 통한 허수 지원이 많아 이를 검증하는 업무 부담이 오히려 오프라인 채용 때보다 더 컸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용 간의 이해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채용 패턴의 변화는 중견 그룹으로 확산되고 있다. 나산은 지난해까지 시행해온 인터넷 접수를 중단하고 올해부터는 우편 접수와 방문 접수만 하기로 했다. 나산 김희걸 총무팀장은 "포토숍 프로그램으로 첨부 사진까지 조작해 미남 미녀로 만들어낸 지원자가 속출해 면접 때 실제 얼굴을 보고 당황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비록 시간과 노력은 들지만 이력서를 신중히 검토해 볼 수 있는 방문 및 우편 접수를 다시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신입사원을 공채하면서 서류 접수 방법을 종전 인터넷 또는 방문에서 방문으로 바꾸었다. 입사 경쟁률이 2백 대 1 이상을 기록하면서 밀려드는 이력서를 제때 사정할 수 없어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