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꺾어 지난 1월 골드컵에서 당한 패배를 되갚았다. 한국은 또 지난 달 유럽 전지훈련 당시 치른 핀란드,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1승1무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를 지속함으로써 월드컵 본선 첫 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한국은 2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차세대기수'로 부상한 차두리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최태욱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중미골드컵 준결승에서의 1-3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며 코스타리카와의 국가대표팀간 통산 전적에서도 2승2무1패로 우위를 점했다. 설기현이 최전방에 포진하고 안정환이 `처진 스트라이커' 겸 플레이메이커, 차두리가 오른쪽 윙으로 나선 한국은 오른쪽 측면을 주 공격루트로 해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전반 7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송종국이 문전으로 찔러넣었고김태영이 헤딩으로 살짝 흘려준 볼을 설기현이 슈팅했으나 아쉽게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선제골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완벽한 골 찬스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더욱 거세게 상대를 몰아붙여 전반 26분 마침내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열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볼을 잡은 안정환이 수비 2~3명을 달고 페널티지역 우측으로치고 들어가 문전으로 센터링하자 이를 파고들던 차두리가 왼발로 살짝 방향을 틀었고 볼은 상대 골포스트를 맞고 골라인을 통과했다. 히딩크의 계속된 신임에도 불구하고 골을 기록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차두리는 A매치 12번째 출장만에 `골맛'을 보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선제골 직후 일시적으로 수비 조직력이 흔들려 코스타리카 스트라이커팍스에게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미드필드에서부터 압박수비를 펼치며 효율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선수 교체없이 후반을 맞은 한국은 9분만에 안정환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상대수비 사이로 찔러준 패스를 차두리가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했으나 너무 약해 골키퍼 품에 안겼다. 송종국-차두리로 이어지는 오른쪽 측면을 주 공격루트로 해 계속 상대 수비를흔든 한국은 후반 38분 차두리가 오른쪽을 치고 들어가다 패스한 볼을 최태욱이 받아 상대 골키퍼까지 제친 뒤 침착하게 오른발로 슈팅, 추가골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후반 18분 홍명보가 아크 왼쪽에서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허용, 위기를 맞았으나 폰세카의 오른발 직접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 위기를 면했다. 또 후반 33분에는 코스타리카의 교체 투입 선수인 에스키발에게 골키퍼와의 1:1상황을 허용,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김병지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실점을 면했다. 한편 선발 출장한 설기현은 허리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제 컨디션이 아닌 듯 움직임이 둔했던 반면 안정환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활기찬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벼 기자단이 뽑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설기현은 후반 31분 이천수와, 안정환은 후반 31분 최성용과 교체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