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부상의 질곡에서 벗어난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태욱(21.안양)과 이민성(29.부산)이 월드컵 16강 길에 희망을 더하고 있다. 올초 미국전지훈련에서 나란히 발목부위를 다쳤던 최태욱과 이민성은 13일부터 시작된 대구전지훈련에서 함께 결의라도 한 듯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20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실전투입이 기대되고 있다. 이들이 강도높은 훈련을 100% 소화해내자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전력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두 사람이 높은 리듬의 훈련을 생각보다 잘 소화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뒤 "실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느냐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스피드와 센터링능력을 겸비한 최태욱은 대표팀의 측면공격력을 주도할 핵심 플레이어.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실시한 합숙훈련때부터 히딩크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급부상한 최태욱은 이어진 11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 1차전에서 멋진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스타가 됐지만 미국전지훈련에서 아킬레스건과 발목을 잇달아 다친 이후 주전경쟁에서 한발 밀려났다. 공교롭게도 왼쪽 날개 이천수(울산)의 부상과 맞물린 최태욱의 공백은 곧바로 대표팀의 측면공격력 부재로 이어진 가운데 유럽원정에서 치른 세 차례 평가전에서 한국은 제대로 된 측면돌파를 몇차례 선보이지 못했다. 특히 대표팀 전술의 한 축인 3-4-3전형은 최태욱과 같은 스피드와 센터링능력을 갖춘 날개공격수가 없다면 효용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만큼 히딩크 감독이 최태욱에 거는 기대는 크다. 올초 LA갤럭시와의 연습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후로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민성의 회복도 백업요원이 절대 부족한 수비라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등 모두 30대인 주전수비수들은 부상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A매치에 54차례 출전한 이민성은 유사시 수비라인의 공백을 무리없이 메워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최근 가진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이 "백업 수비수의 확보를 위해 이민성이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비중을 인정받은 이민성은 부상이후 피나는 재활훈련을 소화해 대표팀 주치의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최태욱은 "실전감각을 빨리 회복해 다시 선의의 주전경쟁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고 이민성은 "부상을 떨친 만큼 그저 최선을 다한다면 다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구=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