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 유엔, 유럽연합(EU)은 10일 중동 평화를 위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이 폭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미-유엔-EU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주재로 개최된 `4자 외무장관급 회담'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회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팔 양측이 앤서니 지니미국 중동특사가 제안한 정전 협정을 즉각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며 "양측은 또 조속한 폭력 중단 등을 요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402, 1403호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은 또 "우리는 이스라엘군이 하루빨리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철수하길 바란다"면서 "아울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테러와 폭력 종식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점차 고조되고 있는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긴장도 해소돼야 한다"면서 "특히 최근 레바논 쪽에서 날아온 공격이 유엔 평화선을 넘어온 것에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아난 총장은 성명 발표에 앞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인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 지역 팔레스타인인들의 생활상은 끔찍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동 평화를 위한 지름길은 이-팔 양측이 국제법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어떤 형태의 폭력도 중동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현재 계속되는 폭력은 이-팔 양측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무너트리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날 4자 회담에는 아난 사무총장 외에 파월 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담당 집행위원, 호셉 피케 스페인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