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디젤차량 배기가스 기준을 새로운 통상현안으로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암참은 10일 연례무역보고서를 통해 "디젤차량 배기가스 기준이 중대한 통상현안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면서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식이든 유럽연합(EU)식이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준에 맞춰 제조한 제품을 팔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2월 주한EU상의도 우리 정부에 불만을 제기한 상태여서 앞으로 이를 둘러싼 통상 마찰이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암참은 또 자동차시장 개방과 관련, 한국 정부의 그동안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에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이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수입차 점유율이 미국은 30%, EU는 25%, 일본은 5%인 반면 한국은 0.3%에 불과하다고 암참은 지적했다. 아울러 수입차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8%에서 2.5% 수준으로 낮추거나 폐지할 것을 제안했으며 배기량에 따른 과세제도, 오토바이 고속도로 주행금지 등도 개선돼야할 사항으로 제시했다. 암참은 오는 2003년 시행 예정인 자동차 측면 충돌시험 기준도 불만사항으로 제기할 예정이었으나 우리 정부가 사전 협의를 통해 암참측 요구대로 유럽과 미국 방식을 모두 허용해 주기로 해 보고서에는 제외시켰다. 암참은 이와 함께 한국의 보험제도에 대해 외국산 고가 신약의 시장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고가 의약품에 대한 기준 및 심사체계를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지적재산권 침해사범에 대한 단속 강화, 유전자변형식품(GMO) 표시기준의 명료화, 통신사업 허가와 주파수 배분의 투명성 제고, 금융감독의 효율화, 한국가스공사의 조속한 민영화 등을 주장했다. 암참이 매년 상반기 발표하는 연례무역보고서는 미국 정부 및 업계 등에 제공돼통상관련 기초자료 등으로 사용된다. 암참은 이달 14∼17일 워싱턴에 대표단을 보내정부, 의회 등을 상대로 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다. 제프리 존스 회장은 이와 관련, "미국에 스크린쿼터 문제를 연동시키지 말고 한국과 상호투자협정(BIT)을 체결토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올해 보고서에 대해 "내용은 작년도 보고서와 유사한 수준"이라면서 "한국의 개혁 노력 및 성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개혁의 지속을 강조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제시된 건의사항중 우리의 무역 및 투자환경 개선에도움이 되는 내용은 관계 부처간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