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입에서는 수시모집 지원이 제한되는데다수능이 언어.수리영역을 중심으로 작년에 비해 쉬워질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달리수시모집의 인기가 주춤하는 대신 정시모집에 수험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같은 현상은 이른바 인기학과를 노리는 고득점 재수생과 재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심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는 정시모집의 관문을 뚫기 위한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일선 고교와 학원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수시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지원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여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경쟁률이 지난해보다는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D고 3학년 담임인 임모 교사는 "올해 수험생들의 학력수준이 작년보다는 나아수능이 쉬워지면 학생들이 수능공부에 더욱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교에서도내신성적 우수자 등 일부 학생들만 선정해 수시에 지원하도록 지도하고 추천서도 제한적으로 써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Y고 3학년 박모군도 "수능이 작년처럼 어렵게 출제되지만 않는다면 수시보다는수능시험을 치른 뒤 정시모집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친구들 중에서도 수시에 응시하겠다는 아이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K고 이모 교사는 "수시모집에 여러군데 원서를 냈다가 가기싫은 대학에 덜컥 합격하면 정시에 응시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히 지원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며 "수시모집 인기가 떨어지면 학기 중 수시지원 때문에 어수선했던 학교 분위기도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나 비평준화고교들은 올해 서울대가 정시2단계 전형에서도 수능성적을 일부 반영키로 하는 등 이들 고교 재학생에게 유리해지자 "올해는 정시가 해볼 만해졌다"며 수능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어 상위권대 인기학과에서 이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D외고 김모 교사는 "서울대도 수능시험 성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입시요강을발표했으므로 우리 학생들은 대부분 수능으로 간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수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올해 수시모집 비율을 늘렸던 대학들은수시모집 응시자가 줄어들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 대입의 전체 모집정원 대비 수시모집 비율은 31.1%로, 2002학년도의 29.8%보다 높아졌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은 지원율과 등록률이 높아 비율을 다소 늘렸는데 올해는 수시모집에 작년처럼 여러차례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지원자가줄어들 것 같다"고 우려하면서 "수시합격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 지급이나 예비대학 프로그램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선 고교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모의평가를 실시해 난이도 조절에 반영하고 수능 직후 가채점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데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보였다. S고 정모 교사는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신경쓰고 가채점 결과도 발표하기로한 것은 수험생들의 혼란과 어려움을 줄여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평가원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총점석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여전히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교 윤모 교사는 "총점 석차가 공개되지 않았던 지난해는 수험생들이 대입지원때 자신의 위치를 알지 못해 극심한 혼란을 겪었는데 올해도 똑같은 어려움이예상된다"면서 "수능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해 수험생들이 참고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