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박근혜(朴槿惠)의원이 19일 11개월만에 가진 단독회동은 박 의원의 신당추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의 급부상 등으로 대선정국 가변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이뤄져 주목됐다. 그러나 회동이후 박 의원은 "대결과 불신의 정치고리를 끝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정치불신 해소에 대해 공감한 것이지 행보에 대해 지지하거나 공감한다 안한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회동의 최대 관심사였던 신당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언급을 회피하면서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박 의원은 "신당 얘기는 없었다. 미뤄서 짐작하라"고 말했으나김 전 대통령은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 의원을 통해 "만났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만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김 전 대통령이 박 의원의 신당 추진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았거나 신중론을 제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나라당 탈당에 이은 정치개혁 추진은 격려하면서도 신당 창당을 통한 대선구도 변화 모색에 대해선 입장표명을 유보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신당창당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반대관측도 있다. 다만 정국 변화를 좀더 지켜봐야 할 필요성에 따라 외부에 함구하고있을 뿐이라는 것. 오찬에 앞서 두 사람이 날씨와 운동을 화제로 환담하는 가운데 박 의원은 "아름다운 봄이 오기전에는 황사와 꽃샘추위와 바람이 있듯이, 정치권이 어수선하고 정치실험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도 좋은 정치가 오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고 신당의지를 다졌다. 박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통령에게 인삼세트를 선물했다. 다음은 회동후 가진 박근혜 의원과의 일문일답. --신당 얘기는. ▲그런 얘기 없었다. 기자들이 신당 문제를 질문할 것이라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만난 것이 핵심"이라고 하더라. --김 전 대통령이 앞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보나. ▲신당 창당 얘기는 없었다. 전직 대통령은 국가 원로로서 일선에서 하시는 분들은 아니다. 좋은 정치를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지. --새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나. ▲나라 형편과 신뢰받지 않는 정치개혁에 대해 공감했으니 미뤄서 짐작하라. --다른 전직 대통령도 만나나. ▲노태우(盧泰愚)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내주 찾아뵐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앞으로도 뵐 것이다. --지방선거에 참여하나. ▲상황에 따라서다. 당이 있어야 참여하는 것 아니냐. 잘 진행되면 하고...안할수도 있다. 선거를 위해 서둘러 만든 당은 오래가지 못한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모이는게 중요하다. --잘 되고 있나. ▲조용히 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좋은 만남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