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17일 조기 총선에서 보수성향의 우파 야당인 사회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회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지난해 이탈리아와 덴마크에 이어 유럽연합(EU) 국가내에 보수성향의 우파정권이 들어서는 또 하나의 사례를 남기게 된다. 포르투갈 총선을 앞두고 지난 2주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급진적인 개혁정책을 표방하는 사회민주당은 지지율면에서 여당인 사회당에 비해 5~10%가량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회내에 절대 다수를 차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런 점을 의식, 호세 마누엘 뒤라오 바로소 사회민주당 총재는 지난 15일 마지막 선거 유세를 통해 중도좌파인 사회당이 유럽내에 마지막 남은 막스주의 정당 가운데 하나인 포르투갈 공산당과 연정을 구성하게될 것을 경고했다. 그는 "21세기에, 그것도 EU 국가인 포르투갈에서 구식 공산당이 집권한다면 불합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외무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두라오 바로소 총재는 외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현행 30%에서 20%로 낮추고, 공공지출을 삭감하는 한편,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국가의 일부 의료보장 의무를 민간에 이양할 것을 공약하고 있다. 지난 1월 사회당 총재로 선출된 에두아르도 페로 로드리게스는 15일 유세를 통해 사회민주당의 정책이 "사회적 재난을 가져오게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사회당 집권 7년동안 EU 국가 중에서도 가뜩이나 하위 수준인 경제성장, 재정 건전성, 공공 서비스, 의료 등이 더 악화됐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 86년 EU에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EU로부터 540억유로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아왔으나 EU 확대에 따라 전망되는 지원 감축 후 대책도 쟁점이 되고 있다. 90년대 후반 유럽에서는 좌파 정권이 풍미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오스트리아, 덴마크, 이탈리아 정권이 우파로 넘어갔으며 올해 총선 및 대선이 예정돼 있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에도 좌파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포르투갈의 '우향우'는 그동안 좌파가 강세를 보였던 유럽 정계의 이념적 성향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포르투갈 총선은 지난해 12월 사회당 정부를 이끌던 안토니오 구테레스 당시 총리가 지방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 조기 총선이 결정됨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다. 유권자는 850만명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