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물을 집중적으로 얻어맞고 있다. 반도체 D램 가격하락세와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약세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이 2·4분기에는 하락·횡보세를 보이다가 3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천6백97억원 어치나 내다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 6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5천6백80억원)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소시장 전체 순매도 금액 3천6백43억원의 74%를 차지했다. 이같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2000년 9월14일(3천6백74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증권(2백97억원) 한국전력(2백65억원) 등을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도공세는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D램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요 D램 현물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28메가 SD램 평균가격이 4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5일 이후 10일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삼성증권 임홍빈 테크팀장은 "D램 가격의 약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로 문제는 하락폭"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이날 "삼성전자가 지난 6개월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주가상승을 나타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라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김현철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한국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일본과 대만 증시에서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하이닉스반도체의 미국 공장 재가동과 대형 D램업체들의 수율 향상 등이 물량증대 효과를 가져와 2분기에는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최근 3일간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8.8%나 떨어진 것도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