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골프장은 주중에도 '만원사례'. 부킹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의 경우 일찍 찾아온 봄만큼이나 빨리 부킹전쟁이 시작됐다. 일반 회원권을 갖고 있어도 월 1회 주말 부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골퍼들은 주중이나마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주중 회원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중이라도 회원과 비회원간의 그린피 차이가 만만치 않은데다 일부는 양수·양도가 가능,환금성이 보장되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소다. ◇주중 회원권이란=월∼금요일에 회원 그린피를 내고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을 말한다. 현재 20여개 골프장에서 이 주중 회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모든 골프장이 이 회원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골프장들은 투자비 내에서 회원을 모집하는데 회원을 1백% 모집하지 않은 골프장의 경우 그 잔여투자비 범위에서 주중 회원을 뽑을 수 있다. ◇종류는=입회금을 돌려주느냐 여부에 따라 반환형과 소멸형으로 나뉜다. 반환형은 입회금이 천만원 단위로 높고,소멸형은 백만원 단위로 낮다. 대개 시중에서 양도·양수할 수 있고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은 형태는 반환형이다. 소멸형은 주중 회원권 대신 '연회원권'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안양·태광·남부CC 등이 대표적. 주중 회원권은 또 타인에게 양수.양도할 수 있느냐 여부로 구분하기도 한다. 계약기간중 양수.양도가 가능한 곳이 있고 명의변경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광릉·태영.코리아CC 등이 후자다. ◇부킹과 그린피는=월∼금요일에는 거의 무제한 부킹할 수 있다. 또 평일 2인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다. 그린피는 일반 회원과 동등한 회원요금을 내면 된다. 주중 비회원과 회원의 그린피 차이는 10만원선이다. 아시아나·지산·레이크힐스CC 같은 경우는 토요일 1부시간대(대체로 오전 10시까지)에도 남는 자리가 있을 경우 부킹해준다. ◇누가 찾나=2∼3년 전까지만 해도 주부나 자영업자들이 주로 찾았다. 최근에는 수요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정년 퇴직한 노년부부나 의사 연예인 등 평일에도 자투리 시간을 낼 수 있는 직업층,가족 이웃 모임 등 단체로 라운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이 구입하기도 한다. 분당·일산 등 신도시 주변 여성골퍼들도 많이 찾는다. ◇환금성 및 투자가치는=대부분 골프장이 계약기간 만료 후 입회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원금을 떼일 염려는 없다. 타인에게 양수.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골프장이라면 계약기간에라도 환금할 수 있다. 거래가 가능한 주중 회원권을 발행한 곳은 강남300·아시아나·지산·레이크힐스·서서울·이포·뉴스프링빌·신안CC 등이다. 특히 서울에서 가까운 곳은 시세가 발행가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 있어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 아시아나CC는 시세가 발행가보다 2천만∼2천5백만원 높게 형성돼 있으며 강남300CC는 1천5백만∼1천8백만원,서서울CC는 1천2백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전망=일부 골프장이 일반 회원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중 회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일반·주중 회원간 권리 한계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또 계약기간에 프리미엄이 붙은 회원권을 타인에게서 양수한 회원의 경우 계약기간 종료 후 권리 연장이나 돌려받는 입회금 액수를 놓고 골프장측과 말썽이 빚어질 소지가 있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면 주중 회원권은 실속을 챙기는 골퍼들에게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