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외이사중 국내 금융계 출신은 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 29%, 학계 출신 28%를 차지했고 외국인도 16%를 차지한데 비기면 '금융회사에 금융인 출신이 없는' 상황이라는 결론이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21개 은행의 사외이사 1백40명(2월말 현재)에 대해 출신지, 주요 경력, 나이, 학력 등을 분석한 결과 이처럼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를 포함한 11개 시중은행, 6개 지방은행, 통합 농.수협 등 4개 국책은행의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외국인 사외이사는 모두 23명으로 전체의 16.4%를 차지했다. 미국인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요경력을 보면 기업 경영자 출신이거나 현직 기업경영인이 29.3%(41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학계 27.9%(39명), 금융계 23.6%(33명), 한국은행을 포함한 공직자 9.3%(13명), 법조인 4.3%(6명)였다. 금융계에서는 외국금융회사 출신이 22명(15.6%)으로 국내파(11명.7.8%)보다 2배나 많았다. 학력은 대졸자가 절반 가량(48.6%.68명)을 차지했고 박사가 37.1%(52명)로 그 다음을 이었다. 경영학석사(MBA)를 포함한 석사는 10.7%(15명)였고 고졸 이하도 3.6%(5명)였다. 대졸자는 서울대 출신이 20명, 해외대학 14명, 국내 다른 대학 34명으로 나뉘어졌다. 박사들은 해외학위 43명, 국내 9명으로 해외파들이 훨씬 많았다. 출신지(이력서상 본적)는 서울·경기가 32.1%(45명), 영남 17.9%(25명), 호남 15.7%(22명), 외국 17.1%(24명) 등으로 나뉘어졌다. 나이는 50대와 60대가 각각 41.4%(58명)와 34.3%(48명)로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40대는 18.6%(26명), 30대와 70대는 각각 3명과 4명이었다. 최고령자는 하나은행의 사외이사인 우상기 신도리코 회장(83). 성균관대 이재웅 부총장은 유일하게 우리금융지주회사와 부산은행 등 2곳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는 지난 97년부터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 및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해왔다. 은행은 전체 이사의 2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보임해야 하고 최소한 3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임기는 1년이며 상근이사와 마찬가지로 주총에서 선임된다. 따라서 법적인 권한과 책임이 상근이사와 똑같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사외이사가 단순히 사회적 명망가나 이론가들이 잠시 거쳐가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