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서 미래의 배당과 가격의 상승 또는 하락 등은 투자자가 얻는 성과의 형태이다. 투자자가 투자에서 얻는 이러한 성과를 "수익(payoff)"이라 한다. "수익률(rate of return)"은 투자액 1원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미래수익을 투자금액으로 나누어서 구한다. 미래의 증권수익(또는 수익률)은 경제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데 수익의 불확실성을 "위험(risk)"이라고 한다. 예컨대 A와 B라는 두 증권의 미래수익을 고려해 보자. 가정해 두 증권 모두 기대수익은 1백이다. 그러나 증권 A는 미래의 경제상태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1백원)을 가져다주며 증권 B는 경제상태에 따라 다른 수익을 가져다준다. 이 경우 증권 A를 무위험자산,증권 B를 위험자산이라 부른다. 위의 두 증권이 증권시장에서 같은 가격에 거래된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증권을 선택하게 될까. 질문에 대한 대답은 투자자의 위험에 대한 태도에 달려 있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증권 B보다는 증권 A를 선택하게 된다. 이들은 불확실한 현금흐름보다 확실한 현금흐름을 선호하는 위험회피형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안전한 1원이 위험한 1원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이 증권 B에 투자하도록 하려면 증권 B가 증권 A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돼야 한다. 즉 증권 B의 기대수익률이 증권 A의 기대수익률인 무위험이자율보다 커야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대수익률은 투자자들이 증권으로부터 요구하는 요구수익률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회피형이라는 전제하에 위험증권의 기대수익률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위험증권의 기대수익률=무위험이자율+알파(>0)" 위 식에서 위험증권의 기대수익률과 무위험이자율의 차이인 알파를 "위험프리미엄(risk premium)"이라고 부르며 증권의 위험정도나 투자자의 위험회피정도에 따라 그 크기는 달라질 수 있다. 즉 증권수익률의 위험이 클수록,투자자가 위험을 싫어할수록 위험프리미엄은 높아지게 될 것이다. 결과로 증권의 위험이 크면 기대수익률도 클 것이며,위험이 작으면 기대수익률도 작을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의 핵심주제인 자산가격 결정이론의 과제는 증권의 위험과 기대수익률의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증권의 위험프리미엄의 크기를 결정하는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모형으로 샤프가 처음으로 소개한 자산가격결정모형을 들 수 있다. 자산가격결정모형은 마코위츠가 제시한 포트폴리오 선택이론인 평균-분산모형에 기반을 둔다. 평균-분산모형에서 투자자들은 분산이라는 통계치로 측정되는 위험과 기대수익률(평균)에 의해 증권을 선택한다. 그리고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보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분산효과의 결과 증권수익률의 총 위험은 분산 가능한 비체계적 위험과 분산 불가능한 체계적 위험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증권의 진정한 위험은 체계적 위험이어야 한다. 체계적 위험은 더 이상 분산이 불가능한 시장포트폴리오의 위험 중에서 각 개별주식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을 표준화한 값인 베타에 의해 측정된다. 시장포트폴리오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을 포함하는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베타는 시장포트폴리오 수익률의 변화에 대한 개별주식 수익률의 민감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어떤 주식의 베타가 1.2라고 하면 주식시장이 1% 올라갈 때 이 주식은 평균적으로 1.2% 올라가며 주식시장이 1% 내려갈 때 이 주식은 평균적으로 1.2% 내려간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베타가 1보다 높으면 위험이 시장평균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1보다 낮으면 위험이 시장평균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가격결정모형에 의하면 증권의 베타위험과 기대수익률은 다음과 같은 관계를 가진다. "위험증권의 기대수익률=무위험이자율+시장위험프리미엄x베타" 여기서 시장위험프리미엄이란 시장포트폴리오에 대한 위험프리미엄을 의미한다. 개별주식에 대한 위험프리미엄은 시장위험프리미엄에다 위험의 정도를 곱하여 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증권시장선"이다. 베타위험과 기대수익률의 관계는 선형이며 베타가 증가할수록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 증권시장선의 기울기인 시장위험프리미엄이 양(+)인 이유는 투자자들이 위험회피형이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1975~1999년(1998년 제외) 기간 동안 시장위험프리미엄의 평균은 약 2.12%로 미국시장의 장기 평균인 약 6%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를 이용해 현재의 무위험이자율을 약 5%로 가정한 한국 시장에서 베타가 1.4인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약 7.968%(=5+2.12x1.4)로 계산된다. 증권의 위험과 기대수익률의 관계를 나타낸 이러한 자산가격결정모형?현실에서도 그 유용성이 인정돼 주식의 평가는 물론 사업에 대한 투자결정(자본예산)이나 투자의 성과평가 등의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모형을 개발한 샤프는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 조재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한경-매니저소사이어티 공동기획 www.managersocie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