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체들의 올해 화두는 '중국시장 선점'이다. 선두업체인 팬택부터 휴대폰 시장에 새로 뛰어든 바이어블까지 모두 '중국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휴대폰 시장은 당분간 급팽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 GSM(유럽식) 이동전화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올해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서비스까지 새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적부진에 시달렸던 업체들은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최고 30배 이상으로 늘려잡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이 호재로 작용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매출구조와 기술력에 따라 업체간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흑자전환을 노린다=휴대폰 전문업체엔 지난해가 최악의 한 해였다. 실적이 당초 목표치에 크게 미달해 상당수가 적자로 돌아섰다. 텔슨전자 스탠더드텔레콤 바이어블 등이 적자전환됐으며 와이드텔레콤은 적자가 계속됐다. 세원텔레콤도 매출은 64%나 늘었지만 순이익은 10% 이상 줄었다. 지난해 휴대폰 보조금 지급중단으로 국내 단말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돌파구로 여겼던 중국 CDMA 서비스가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부터 중국 CDMA 서비스가 시작된 데다 국내에서는 무선인터넷용 단말기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팬택은 올해 매출 73% 증가에 순이익은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텔슨전자 와이드텔레콤 바이어블 등도 모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시장이 관건=미국의 조사전문 업체인 가트너그룹은 지난해부터 오는 2004년까지 중국 휴대폰 시장이 연평균 33%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을 갖고 있는 CDMA 단말기 수요는 이 기간 중 2백%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국내 중견 휴대폰 업체들은 매출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모토로라를 통한 매출이 85%에 달했던 팬택은 올해 중국 수출이 전체 매출의 5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을 4배 이상 늘려잡은 와이드텔레콤과 35배 증가를 목표로 세운 바이어블은 "실적 대부분을 중국에서 일으킨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콩가 닝보버드 탑럭스 등 중국 및 홍콩 업체들과 지난해 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투자 유의점=대우증권의 허성일 연구위원은 "중국시장의 특성상 포괄적인 단말기 공급계약을 맺었으나 실제 공급량이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거나 계약이 파기될 상황을 예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거래선을 바꾸는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국 내에서도 다양한 매출처를 잡고 있는 기업을 먼저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래야 매출구조가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세원텔레콤의 경우 많은 매출에 비해 수익이 낮은 게 흠이다. 회사측은 20여개에 이르는 투자 기업을 대폭 정리하는 등 사업 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부분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