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제염의 60%(지난해 기준 15만t)를 공급하는 울산 소재 세안통상이 지난달 초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이 회사로부터 소금을 공급받는 중소 식품가공업체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제염 가격이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식품업계는 '소금파동'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4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의 소금 확보 경쟁으로 세안통상 부도 이전에 t당 15만원선이던 순도 98%짜리 정제염의 가격은 현재 17만~18만원선으로 급등했다. 99%짜리는 19만원에서 21만원으로 한달새 2만원이나 올랐다. 세안통상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지난달 9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에너지공급업체인 지원(주)에 스팀비를 지불하지 못해 지난달 20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중소식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세안통상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엔 심각한 소금 부족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안통상 외에 강릉 소재 굳모닝쏠트가 정제염을 생산하고 있으나 물량이 연간 10만t에 머물고 그나마 대부분 대형 식품업체에 공급하고 있어 중소업체에 판매할 물량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중국 등지로부터 정제염을 수입하고 있으나 품질의 균일성 문제와 장기수송으로 물기를 흡수,소금이 굳는 현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식품업체들이 사용을 기피해 현재로선 세안통상의 재가동밖에는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산업자원부 김미경 사무관은 "세안통상을 재가동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세안통상 관계자는 "부도 이후 직원들을 중심으로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언제 재가동될지 현재로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제염 부족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용어풀이 ] 정제염=깨끗한 바닷물을 여과와 침전,이온교환막 통과등의 과정을 거쳐 증발.농축한 불순물없는 순수 소금을 말한다. 이를 원료로 식품가공업체들은 맛소금 구운소금 등을 만든다. 물론 식품 첨가공정 등에도 넣는다. 국내 정제염은 세안통상과 굳모닝쏠트 등 2개사가 연간 25만~30만t정도를 생산해 왔다. 이중 60%정도는 식품회사들이 사용하고 나머지 40% 가량은 염색 화학 비료공장에서 사용한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