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철저한 박스권내에서의 움직임으로 일관했던 환율이 새로운 달을 맞아 변동성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전달에 비해서는 변동성이 다소 커질 것이란 기대감을 품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모멘텀의 중심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3월 환율( 3. 4 ∼ 3. 29)은 올 들어 형성된 1,300∼1,330원의 박스권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든 흐름으로 점쳐진다. 달러/엔이 대체로 132∼135엔의 범위에서 둥지를 틀고 있어 새로운 레인지 형성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달러/원도 쉽게 울타리를 벗어나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점진적인 하향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달러/엔의 상승 조짐에 맞춰 '어떻게 하면 올라갈까'하던 인식은 '언제 어떤 식으로 내려갈지'에 포커스를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변수간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관심사다. 전달 시장 유동성이 위축된 가운데 거래는 활력을 잃었다. 설날 연휴이후 11거래일동안 일중 변동성은 5원이하에 그치는 정체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달러/엔의 상승에 초점이 맞춰지고 일부 정유사의 대규모 결제수요 등이 시장 흐름을 주도했으며 1,315원은 단단한 지지선으로 작용한 반면 1,330원은 강력한 저항선이 됐다. 시장 여건은 일단 개선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엔화가 달러당 135엔 이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저지됐고 주식시장은 강세로 치닫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매매동향도 지난달말 순매도행진을 끊고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기정사실화 되어있으며 펀더멘털 개선 여지도 있다. ◆ 변동성 확대 여지 =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3명을 대상으로 이번달 환율전망을 조사한 결과, 예상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306.15원, 고점은 1,331.92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장중 저점인 1,310.30원, 고점인 1,326원에서 위아래로 다소 확대된 수준. 위쪽으로 9명의 딜러가 1,330원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으며 3명이 전고점 수준인 1,335원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소수 의견으로 1명의 딜러가 1,340원에서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래쪽으로는 1,310∼1,315원을 저점으로 본다는 견해가 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300원까지 흐를 것으로 4명으로 점쳤다. 기타 1,290원과 1,305원이 각각 1명씩으로 조사됐다. ◆ 하향 스타트 라인 = 올 한해 외환시장을 전망하는 관점은 1/4분기중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점진적인 하향 흐름의 궤도가 우세하다.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충족여부와 맞물릴 공산이 크다. 또 양국 경제 펀더멘털의 차별성은 엔화 약세와의 연관성을 점차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엔화 약세의 진전여부에 따라 전고점인 지난 1월 23일 1,335.3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전달 쉽사리 1,325원 벽을 뚫지 못한데 따라 상승 시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달 환율은 철저한 박스권내에서 극도의 피로감을 드러냈으며 거래 참가자들의 거래의욕도 크게 위축됐다. 이달에는 기업 실수요 등의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 역시 충만하다. 이와 함께 경기회복의 징후 또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어 환율 하락을 위한 제반여건은 갖춰지고 있다. 시장 여건의 추가 호전여부가 장기 하향 전망에 따른 레벨을 낮춰가는 출발선상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환율에 있어 중요한 초점은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달러/엔의 레인지 이탈 여부 △하이닉스 등 기업현안의 해결여부에 따른 시장의 반응 △수출 회복 시점 등으로 맞춰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320원 밑으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지지선인 1,315원에서 모멘텀이 어떻게 주어지느냐에 따른 분위기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1,300원이 무너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 변수 불안정 여전 = 달러/엔 환율은 여전히 국내 외환시장의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132∼135엔의 레인지가 유효하다는 인식이 강하긴 하나 일본의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이 끝날 즈음엔 레인지를 벗어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즉, 132엔 하향과 135엔 상향 사이를 놓고 방향을 잡아간다는 것. 은행권 공적자금 투입 등 금융시스템이 붕괴를 막기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 '3월 위기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지에 관심이 가고 있으며 엔화 움직임에도 영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의 상승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가 실려 있지만 135엔 이상으로의 상승이 추진돼도 달러/원은 전고점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차별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데다 심리·수급상 아래쪽으로 기울어있기 때문. 이달중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한단계 상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금년말이나 내년초 신용등급이 한단계 추가되면 'A등급'으로 복귀할 것이란 기대감도 충만하다. 한국의 대외 유동성이나 국가채무 등의 지표는 A등급 국가와 비슷하게 돼 있다. 신용등급 상향전망 자체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 다만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커지게 되면 원화는 자연스레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일단 월초에는 지난달말 축적된 보유물량이 이월됨에 따른 하락 시도가 예상되지만 월초 결제수요의 유입 여부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달에도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수급상 공급우위의 장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분기말 로열티나 재정차관 수요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상승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최근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은 실질적인 유입여부에 따라 돌발변수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