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의 6시그마 도입 목적은 세계적인 철강업계 통.폐합 및 대형화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다. 기존의 PI(업무혁신)시스템에 바탕을 둔 디지털경영체제(포스피아)가 뿌리를 내리고 있어 향후 품질향상 등 생산부문의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석이다. PI와 6시그마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포철은 지난 2001년7월부터 가동한 포스피아로 조달 인사노무 설비관리 재무 고객서비스부문 등에서 투자비(총2천억원)를 뽑고도 남을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이에 고무돼 "최근 미국 유럽 일본의 철강업체들이 합종연횡하는 등 위협하고 있으나 PI와 6시그마를 통한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면 다른 업체와의 인수합병없이도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내부 경쟁력 강화만이 살길"이라는 유 회장의 지론은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PI 2기 및 6시그마 도입계획을 발표하면서 "토인비는 인류 역사상 국가가 멸망한 것은 외침때문이 아니라 내부 분열때문이라고 분석했다"며 "국가뿐 아니라 기업도 내부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이 향후 6시그마 적용부문을 생산부문은 물론 총무 인사 홍보 관리 등 전부문으로 확대적용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생산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프로세스가 과연 6시그마의 개념에 맞게 결함없는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정착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포철은 원가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세계에서 가장 생존력(Sustainability)이 강한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따라서 이런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6시그마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포철의 의지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