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에서 모토로라는 세계적인 휴드폰 단말기 생산업체보다는 경영혁신운동인 6시그마의 발원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세계 최초로 6시그마 경영을 도입한 모토로라는 10년동안 1백10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며 6시그마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모토로라의 6시그마는 위기감 속에서 출발했다. 이 회사는 지난 80년대초 일본의 휴대형 무선호출기 시장에 진출했으나 품질 문제로 회사 이미지까지 타격을 받게 될 위기를 맞았다. 이런 위기감은 6시그마라는 경영혁신기법을 탄생시켰다. 모토로라는 토털고객만족(TCS)을 6시그마의 목표로 삼았다. 81년 모토로라는 86년까지 품질 수준을 10배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목표를 위해 회사 전체에 적용할 품질개선도를 측정하는 기준을 개발하는 데만 5년이 걸렸다. 87년 모토로라는 회사 전체의 품질관리에 유니트당 총결함수라는 통일된 절차를 도입했다. 모토로라의 품질개선운동이 6시그마로 진화한 시점이다. 품질관리의 핵심은 구체적이고 통계적인 공정개선 활동이었다. 각 공정별.근무조별로 구성된 품질개선팀은 현장에 마련된 게시판에 불량률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표시한다. 이 한계를 벗어나는 공정은 매일 현장에서 실시하는 검사과정에서 개선 대상으로 꼽히고 당장 시정에 들어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정에 대한 모든 결정을 근로자들이 직접 한다는 것이다. 근로자들에게 품질관리의 책임을 맡기는 것처럼 결정권도 맡긴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근로자들의 창의성과 융통성을 최대한 발휘토록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모토로라가 6시그마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같은 참여경영 프로세스다. 그 결과 모토로라는 87년 제품 1백만개당 불량부품 수가 6천개였지만 95년 말에는 25개로 줄일 수 있었다. 모토로라가 6시그마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사내 직원대학인 '모토로라 유니버시티(MU)'의 역할이 컸다. 창업 2세대인 밥 갈빈 전회장의 주도로 지난 81년 설립된 이 대학에서 직원들은 매년 4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는다. 하청업체 근로자들도 일정기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모토로라가 6시그마의 발원지라면 GE는 6시그마를 전세계에 전파한 전도사다. GE의 성공으로 6시그마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경영혁신기법으로 부상했다. 지난 98년 젝 웰치 회장은 GE의 경영성과 요인을 설명하면서 3가지를 거론했다. 글로벌화, 제품서비스 강화 그리고 6시그마였다. GE가 6시그마를 도입한 것은 모토로라에 비해 10년이나 늦은 96년이었다. 당초 잭 웰치 회장은 6시그마에 관심이 적었다. 의사결정 스피드를 높이고 직원들의 참여도를 높이면 품질은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또 경영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필요성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95년초 자체분석 결과 GE의 품질수준은 3~4시그마 수준이었다. 낮은 품질 때문에 쓰는 비용이 매출의 10~15%에 달했다. 품질을 6시그마 수준으로 높이면 연 80억~1백20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96년 1월 6시그마 운동의 공식 도입을 선포한 잭 웰치 회장은 6시그마 운동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이 운동을 주도할 핵심 인력을 선발, 교육해 골고루 배치했다. GE는 98년 4억5천만달러를 들여 3만7천여 6시그마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10억달러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는게 자체 분석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