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8일 발표한 여야 의원들의 지난해 재산변동 신고내역 분석 결과 소위 '재력가'로 평가되는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것처럼 증시 침체에 따른 주식 다량 보유자들의 '수난' 등 뚜렷한 경향이 두드러지지는 않은 가운데 종목별 주가 등락이 심했던 작년 증시경향을 반영, 대체로 재미를 본 경우가 많긴 했으나 천편일률적인 양상을 보이진 않았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부친인 정주영(鄭周永) 전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와 주식, 현금 등으로 60억원의 재산을 불렸고, 특히 현대중공업주가의 급등 등에 힘입어 무려 546억1천만원 가량의 재산증가를 기록했다. 재력으로 소문난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의원도 대표적인 우량주인 포철과 삼성전자 주식 등을 팔아 에스원과 국민은행 주식 등을 새로 매입하는 `주(株)테크'로15억300만원 가량의 재산을 증식했다. 사조그룹 오너인 같은당 주진우(朱鎭旴) 의원도 장.차남이 보유한 ㈜사조, ㈜오림, 제일화재㈜ 주가의 상승과 예금 증가 등으로 3억5천300만원 가량 재산을 늘렸으며 같은당 신영균(申榮均) 의원도 태영 및 서울방송 주식 매각 대금을 에스비에스아이주식 신규 매입과 은행예치 등에 사용, 5억500만원 가량 재산을 불렸다. 반면 미주그룹 대주주인 민주당 박상희(朴相熙) 의원은 이 그룹 계열사인 미주실업 등이 워크아웃을 거쳐 파산절차를 밟는 바람에 채권단에 담보로 잡힌 공장, 임야, 전답 등이 모두 압류돼 경매됨으로써 99억6천200만원 이상의 재산을 잃었다. 광주에서 소문난 재력가인 같은당 이정일(李正一) 의원도 자신과 차남 등의 개인채무 증가가 두드러져 예금증가 및 주식 신규 매입에도 불구, 18억9천만원의 재산감소폭을 나타냈다. `돈진재'로 불릴 정도로 재산이 많은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의원도 부산에소유하고 있던 전답과 대지를 일반회사에 증여하거나 매각했고 여기서 일부 생긴 돈을 임대 채무 변제와 주식 및 골프회원권 매입 등에 써서 결국 13억1천800만원 정도재산이 줄었다. 같은당 정의화(鄭義和) 의원의 경우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팔아 굿모닝증권 주식을 새로 매입하는 등 주식거래를 많이 하는 `주테크' 전략을 구사했으나 전체적인자산운용에 실패한 탓인지 5억4천400만원 가량 재산이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