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빼앗긴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의 파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한과 공교롭게 맞물리면서 한국내에서 반미감정이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8일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 살얼음 판 위에 있는 미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동성이 귀국 후 영웅 같은 환대와 함께, 올림픽 금메달과 똑같은 위로성 메달을 받았다면서 미국산 상품의 불매운동을 포함해 한국에서 최근 수년간 가장 격렬한 반미감정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인들은 금메달을 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가 선수가 아니라 마치 할리우드 배우 같은 연기로 김동성의 실격 판정을 유도했다고 믿고 있으며, 오노에게 수천통의 협박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게다가 미국 NBC-TV `투나잇 쇼' 진행자 제이 레노가 김동성이 금메달을 놓친분풀이로 "집에 가서 개를 발로 걷어찬 뒤 잡아 먹었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김동성 선수 파문과 함께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및 대북한강경정책, 레노의 보신탕문화 조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사태가 악화됐다고 풀이했다. `더러운 미국'이라는 제목의 한 웹사이트에서는 "미국은 추한 운동선수 협회(Ugly Sportsmen's Association)의 약자"라고 소개하고 있고, 다른 사이트에서는 톱니바퀴 속에 낀 부시의 머리와 함께 `무식한 친구'라는 말이 씌어 있다고 이 신문은소개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커피, 맥도널드 햄버거, 에스테 로더 화장품 같은 미국 상품을 구입하지 말자는 불매운동도 웹사이트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한 웹사이트는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오노 선수가 6천640명의 응답자중 60.18%로 첫번째로 꼽혔고,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19.07%), 부시 대통령(11.97%)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