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21-22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은 의제에서부터 경호에 이르기까지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방문 이틀간 수만명이 경비와 경호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호를 위해 부시 방중의 대략적인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고, 의제는 사안별, 쟁점별로 정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과 TV, 라디오,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 런민왕(人民網) 등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번 부시 방문을 맞아 지난 주말인 16일부터 중.미관계가 탄탄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고취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부시가 중국의 신화통신과 관영 CCTV와 회견한 내용을 16일 보도한 것을 계기로 부시 방중 분위기를 고조시켜 가고 있는 것이다. 언론들은 특히 부시가 30년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부각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당시 닉슨-마오쩌둥(毛澤東)의 정상회담과 공동성명 등을 통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고, 미국과 함께 공동보조를 취해 당시의 소련에 맞서면서 세계의 강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보도 태도는 중국이 현재도 미국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위대한 국가'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CCTV 등 관영 매체들은 부시가 '중국은 위대한 국가'라고 한 표현을 반복해서 전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인사치레로 볼 수도 있는 이 말이 중국에서는 이토록 부풀려지는 사실이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다. 부시는 "중국은 멋진 나라이다. 열심히 일하는 나라이며 자원을 가진 나라이다.미.중 양국이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우리가 좋고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 서로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시간이 갈수록 더 위대한 나라로 되어가리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로 한반도사태, 대만문제, 대(對)테러전, 경제ㆍ무역관계, 인권과 종교문제, 무기확산, 미사일방어문제 등을 잡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의제들에서 큰 원칙에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지만 세부적으로나 방법론상에서는 이견들이 많아 여러 의제들에서 원칙적 합의 이외에 뚜렷한 돌파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분위기 고조와 달리 회담 결과는 뚜렷한 것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인터넷 뉴스 사이트 매체들은 부시의 일본과 한국 방문에 대해서도 시시각각으로 전하고 있다. 부시가 한국에서 휴전선을 방문하고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의 경제 회복에 많은 괌심을 기울였다는 등의 내용을 연일전하고 있다. 만찬이 열리는 톈안먼(天安門) 인민대회당과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으로 알려진 중난하이(中南海) 부근에는 특별경계령이 내려졌으며 공안이 현저하게 늘어났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측에 이미 중국측의 이번 회담 입장을 대체로 알려주었으며 한국측은 한반도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은 이번 중.미 정상회담에서 대만문제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보고 있다고 일부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측은 회담에서 미국측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제기하고,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국가라는 '1개 중국 원칙'과 관련하여 미국으로부터 더 진전된 발언을 바라고 있으나 미국이 이에 응할 것같지 않다고 대만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