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북교역 규모는 지난해 수준인 4억달러선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배종렬(裵鍾烈) 박사는 10일 발간된「수은 해외경제」1월호에 기고한 `2002년 남북한 경제관계 전망과 과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2억달러 수준에 불과한 거래성 교역 규모로는 4억달러의 남북교역을 달성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배 박사는 "이중 올해 임가공 교역 규모는 2000년이나 2001년 수준을 웃도는 1억5천만달러 수준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근거로 "최근 설비제공형 위탁가공교역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민간 차원의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투자협의가 증가될 것이나 실질적인 대북투자는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북한이 남한 기업이 원하는 투자조건을 수용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남북 당국 차원의 경협사업과 관련,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의 분위기 속에서 올 상반기 남북 당국간 경제회담이 열릴 경우 금강산 육로 연결에 대한 남북간 합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 박사는 "그러나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건설, 전력지원 문제는 차기 정부의 과제로 이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테러전쟁 이후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가 올라가는 것과 관련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북한의 태도로 보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 상반기 국제사회를 향해 평화적 제스처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기는 김 위원장 60회 생일(2.16) 또는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4.15) 전후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미국의 테러전쟁 여파,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 남한의 대선정국 등과 맞물려 그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정부의 대북지원 규모는 북한의 대남정책 여하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yong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