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외환시장의 강자는 작년처럼 미국 달러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는 현재 엔과 유로화에 대해 각각 달러당 1백31엔선,유로당 0.88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올 한해 이 3대 통화간의 세력판도가 "달러>유로>엔"의 모습을 띨 것으로 보고있다. 달러화가 작년처럼 모든 통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1등 화폐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작년에는 엔이 유로화에 대해 강세였지만 올해에는 상황이 역전돼 유로화가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미국-유로존(유로화 도입 12개국)-일본의 순서대로 경제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올 3-4월께 세계 주요국중 가장 먼저 회복세로 들어서고 유로존은 올 가을쯤 기운을 차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반면에 일본경제는 올해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본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엔화 약세정책을 당분간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25-1백40엔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주로 달러당 1백30-1백40엔사이에서 움직이다가 3월말께 2001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일본기업들의 해외자금 본국송금에 힘입어 잠시 1백20엔대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소수 의견이긴 하나 메릴린치등 일부 금융기관은 올해 달러당 1백40-1백50엔의 초엔저(低)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엔약세 정책과 관련,중국 한국등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일본정부로서는 이 정도까지 엔화가치를 떨어뜨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달러.유로환율은 유로당 0.85-1.05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의 유로당 0.82-0.95달러에 비해 올해 유로화 가치가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로화의 실생활 유통과 하반기 유로존경제 회복기대감이 이 전망의 근거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