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등 내구재 상품을 구입, 사용하면서 대금은 최장 3년간 나눠내도록 설계된 할부금융사의 할부금융상품이 신용카드 할부구매에 밀려나고 있다. 20일 여신전문금융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내구재 할부금융 대출실적은 총 4천3백80억원으로 2분기보다 20.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재 할부금융 실적은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9천4백10억원에 이르렀으나 올들어 격감, 지난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신용카드 할부구매 실적은 지난 3분기 12조5천1백40억원을 기록해 2분기 대비 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할부구매 실적은 지난해 4분기 7조9천7백50억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할부금융상품의 경우 주민등록등본 할부계약서를 요구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데다 금리수준도 카드 할부구매와 비슷,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할부구매대금도 연말정산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카드를 이용하는 계층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할부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신용카드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할부구매 금리를 연 9~18%(2~36개월)로 평균 10% 정도 인하했다. 할부금융사의 할부금융은 연 9∼25%(3∼36개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할부금융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카드회원 등 영업기반을 갖춘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서비스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는 탓에 할부금융업계가 고사위기로 몰리고 있다"며 "할부금융 소비자에게도 카드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세제상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