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있어서 2001년은 개항 이후 최대 위기를안겨 주기도 했지만 일말의 희망을 가져다 준 한 해이기도 하다. 대우차 부도와 기아차 평택항 이전 등으로 극심한 물동량 감소의 위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이를 기화로 인천시와 시민단체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켜 위기 극복에대한 대안 제시가 풍성했던 한 해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수도권취재본부 인천 사건팀이 선정한 2001년 인천항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잇단 여객선 사고 1월 17일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백령∼인천 여객선 데모크라시2호(396t급)가 화재로 인해 침몰, 새해 벽두부터 여객선사 관계자들과 많은 시민들을놀라게 했다. 이어 7∼8월 불과 두 달 사이에는 인천 연안부두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 4척이각각 화재, 기관 고장, 상선과의 충돌, 좌초 등으로 인한 사고를 잇따라 내 피서철여객선 이용객들을 크게 불안케 했다. 5건의 사고 모두 다행히 큰 인명피해를 내지는 않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천재지변이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들이어서 여객선사와 감독기관의 안전불감증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기아차 수출, 평택항으로 이동 기아자동차는 3월 29일 하역사인 한진과 대한통운에 '인천항 수출차 하역 해지'를 통보하고 수출 차량의 선적항을 인천항에서 평택.군산항 등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25만대 이상의 차량을 수출하는 등 자동차 부분에서 인천항 최대 화주였던 기아차의 이러한 조치는 경인항운노조의 수입 감소와 인천항 물동량 감소라는 파급효과를 가져 왔다. ◆노사마찰 등으로 인한 잇단 작업 중단 5월 2일 인천항만하역협회의 사료 하역작업 거부, 7월 3∼4일 경인항운노조의공해성 화물 하역작업 중단, 8월 23∼27일 항운노조의 바닷모래 하역작업 중단 등올 한해는 유난히 항만 내 작업 중단사태가 잇따랐다. 다른 사업장과는 달리 항만 내 파업이나 작업 중단은 그 여파가 워낙 크다는 점에서 작업중단을 강행한 주체쪽도, 이들과의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대방도모두 비난을 면치 못했다. ◆외항시대 기지개 7월 27일 인천 남항 컨테이너부두 공사 착공에 이어 8월 21일 인천 북항 3개 선석 개발사업에 대한 실시협약 체결이 해양수산부와 시행사간에 이뤄짐으로써 인천항이 '외항 시대'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외항 개발은 선박 입.출항시 갑문을 통과해야 하는 인천항의 한계를 극복함과동시에, 분진.소음 등 항만 공해에 대한 주변 주민들의 민원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기대된다. ◆지자체, 시민단체 항만 관련 기구 잇따라 신설 인천항 물동량이 급감하고 각종 정부시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8월 6일인천경실련을 비롯, 인천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인천항 살리기 시민연대'를발족했다. 또 국내 두번째 항구도시이면서도 항만 전문부서를 두지 않았던 인천시도 같은달 9일 도시계획국 내 시설계획과를 폐지하고 항만공항과를 신설, 산하에 항만공항정책.항만공항시설.해양팀 등 3개 팀을 설치했다. ◆먼지.소음 피해 주민, 51억 피해보상 요구 인천항과 인접한 인천시 중구 항동 항운아파트 주민 819명은 10월 1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시, 인천 중구, 55개 항만관련업체들을 상대로 모두 51억3천500만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재정신청서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건립 이후 지난 19년간 인천항 먼지와 소음 등으로 생활에 큰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천시 등 상대 기관들은 주민들이 인천항 환경상황을 알면서도 입주했기 때문에 보상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인천항 발전 위한 인천시민대토론회 개최 인천항의 동북아 허브(HUB)항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학계, 업계, 항만관련공무원,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토론회가 10월 10∼15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열렸다. 각계 각층이 참여한 이 토론회는 인천항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크게 증가시키는 동시에 인천항 발전을 위한 풍성한 대안 제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첫 여성기관사 탄생 11월 12일 인천지역 해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기관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청해진고속훼리1호(3천800t급)에 승선하고 있는 최우형(崔友馨.23)씨. 최씨는 1주일에 6일을 선상에서 지내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기관실 남자 동료들과 함께 보일러, 에어컨 등의 관리.점검 등의 업무를 꼼꼼히 수행하고 있다. ◆물동량 성장률 IMF 이후 최악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인천항 물동량은 8천929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천821만t보다 불과 1%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인천해양청은 이같은 추세를 볼 때 올 한해 총물동량은 지난해보다 1% 늘어난 1억2천133만t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친 지난 98년 인천항 물동량이 9천395만t을기록한 이후 99년 1억823만t(15% 증가), 지난해 1억2천40만t(11% 증가) 등 매년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여 온 것을 감안할 때 급격히 줄어든 성장률인 것이다. ◆보따리상 급감 IMF 체제 이후 급속히 늘어난 보따리상들은 11월 1일부터 인천본부세관의 휴대품 허용중량 단속 강화 정책에 부딪혀 된서리를 맞았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던 1천440여명 가량의 보따리상들은 휴대품 면세 허용중량을50kg으로 엄격 준수하는 세관 단속 이후 1천여명 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보따리상 감소는 통관에 걸리는 시간이 5∼6시간에서 2∼3시간으로 줄어들어 여객선을 이용한 순수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었으나, 큰 비중을 차지하던 고객을 순식간에 대거 잃은 여객선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