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족 분쟁의 씨앗은 무엇이며 종교 갈등의 진정한 원인은 무엇인가. 일본 하쿠오대 정치학 교수인 후쿠오카 마사유키는 신간 '21세기 세계의 종교분쟁'(김희웅 옮김,국일미디어,1만2천원)을 통해 종교 대립의 역사와 배경을 하나씩 설명한다. 그는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정통 율전인 '구약성경'에서 첫 열쇠를 찾는다. '네가 몸 붙여 살고 있는 가나안 온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겠다.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주리라'(창세기 1권 17장 8절)는 구절이 그것이다. 하느님이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에게 약속했다는 이 한마디가 모든 분쟁의 씨앗이라는 것이다. 예루살렘을 놓고 신이 자신들에게 내린 땅이라고 주장하는 유대교와 예수가 신의 아들이기에 자신들의 성지라고 주장하는 기독교,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이므로 자기들의 성지라는 이슬람교.이들의 암투가 2천년 이상의 핏빛 분쟁사로 이어졌으며 21세기에 들어서도 PLO와 아랍 등의 영토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선민사상으로 똘똘 뭉친 유대교와 예수의 교의를 사도 바울이 확장시킨 기독교,알라(야훼의 아랍어)의 계시를 받았다는 이슬람교,여기서 갈라진 다른 종교 간의 난마처럼 얽힌 분파·대립 과정도 차근차근 설명한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미국과 사담 후세인의 악연 등 근현대사까지 지도나 도표를 곁들여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