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인 토털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가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후원사로 나섰다. 에르메스는 올해부터 5년간 원로 영화인 회고전의 리셉션을 개최하기로 하고 15일 오후 10시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첫 행사인 '신상옥 파티-에르메스와 함께 하는 한국 영화인의 밤'을 마련했다. 한상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중앙대 영화과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는전형선 에르메스 코리아 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신상옥 감독 회고록 「시대의 욕망을 연출한 한국영화의 거목」 증정, 신감독의 이름이 새겨진 디렉터스 체어 전달,신감독의 답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디렉터스 체어는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회장의 부인인 르나 뒤마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시가 700만원에 이르는 명품. 일명 '피파(PIPPA) 의자'로 불려지며 프랑스 도빌에서 열리는 아시아 도빌 영화제의 감독상 부상으로도 주어진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이 지난해와올해 감독상에 선정돼 똑같은 의자를 받았다. 에르메스는 신상옥 감독 회고록의 제작비 일부와 이번 행사의 비용 일체(5천만원 상당)를 지원했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에르메스 미술상'도 제정해 매년 미술가 1명에게 2천만원의부상을 주는 동시에 전시회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부산영화제는 유현목ㆍ김기영ㆍ유영길 등 영화계 원로들의 회고전을 해마다 개최해왔으나 적당한 후원자를 못 찾아 원로의 명성에 걸맞은 품위있는 잔치를 열지못하다가 외국계 기업의 지원으로 부산영화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전형선 에르메스 코리아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원로영화인에게 공경심을 표현함으로써 모든 영화인들에게 긍지와 보람을 찾아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계 인사들은 "외국계 기업이 부산영화제를 후원하고 나서는 마당에 국내 기업들이 직접적인 홍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화예술 지원을 꺼리고 있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로레알과 메르세데즈 벤츠가 각각 칸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고 있는 것을 본받아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부산영화제를 비롯한각종 문화예술 행사에 적극적인 후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에는 KTB네트워크와 시네마서비스가 각각 1억원씩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부산은행, 파라다이스호텔, 미쟝센, 아시아나항공, 마이비, 코카콜라 등의 기업이 협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