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이후 공개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내분 심화에 따른 `분당(分黨)'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이에 따라 각 정파가 단합과 화합을 강조하고 가능한 한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발언을 자제하면서 일단은 총재권한대행인 한광옥(韓光玉) 대표에게 제한적이나마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의 전격적인 총재직 배경에는 당내 분열상이 한몫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9일밤 당무회의에서 당발전.쇄신특별대책위 구성안이 갈등 당사자들의 양보로 쉽게 통과되는 등 내분 진정을 위한 `절충'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측은 당초 특대위를 최고위원회의에 버금가는 위상으로 구성하고 인선을 대표에게 위임하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쇄신파측의 반발조짐이 있자특대위 성격을 당무회의 자문기구로 격하시키는 대신 인선을 위임받는 선에서 절충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배(金令培) 상임고문과 이윤수(李允洙) 김경재(金景梓) 의원등동교동계에 가깝거나 범동교동계로 분류돼오다 이번 쇄신파문때 중립을 지키거나 쇄신파측에 일부 동조한 원로.중진 인사들이 두각을 나타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이들이 특대위 위원으로도 인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이와 관련, 9일 대구 후원회에서 "당이 깨지는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고, 그렇게 되기를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권력교체기에 겪게돼 있는 진통일 뿐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하고 나면 민주당은 이제 동교동계가 좌지우지하는 호남당, 대통령 지시만 기다리는 김대중당이 아니라 전국적 민주정당으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분당 불안심리를 달랬다. 김기재(金杞載) 상임고문은 "분당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가 그렇게 무분별한 사람들은 아니다"고 말하고 "여러 계파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아주 유연하고투명한 사람이 당직에 인선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데 한 대표가 당이 깨질 수도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 대표의 `공정성'에 기대했다. 박상천(朴相千) 상임고문은 9일밤 TV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분당 가능성에관한 질문에 "우리당은 온실에서 자란 당이 아니고 들판에서 비바람맞으며 자란 당"이라고 생명력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당이 깨진다면 대선후보와 당총재가 누가 되느냐 하는 문제때문일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정하고, 또 패배자도 공존할 수있도록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당의 단합이란 이미 합의된 규칙을 어떻게준수하느냐에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갈등과 분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쇄신파의 경계심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