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총재직사퇴 결단이 여권내분을 종식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정계개편 등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세웠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은 구심점을 잃은 여권의 내분사태가 한층 격화되면서 향후 'DJ 신당' 창당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김 대통령이 10.25 재보선 패배이후 여권내 자중지란으로 총재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들 수 밖에 없었지만 정권재창출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게다가 새천년민주당 창당 멤버인 정균환(鄭均桓) 김민석(金民錫) 의원이 민주당 과도체제의 핵심당직을 맡을 것이라는 설이 나도는 데 대해서도 적잖은 의구심을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여권내 동향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배(金杞培) 총장은 9일 "당내 반발세력을 털어내고 신당을 만들 가능성이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대통령이 정권재창출을 포기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며 총재직 사퇴로 오히려 행보가 자유스러워진 만큼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고, 이는 신당창당을 통한 정권재창출 플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의 핵심측근은 "김대통령이 정말 국내정치에서 손을 떼는 것과, 민주당내분사태를 계속 방치했다가 내년 봄쯤 직계인사들과 새로운 그림을 그릴 가능성 등두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핵심당직자는 "만약 민주당 새 지도부가 `한광옥 대표-정균환 총장 체제'로 굳어진다면 이는 대통령이 수렴청정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특히 한화갑 대표설은 대통령이 은퇴후 보호막을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휘부(梁輝夫) 언론특보는 "김 대통령이 그동안 대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한사례가 있지 않느냐"면서 "신당이 창당되면 `이인제(李仁濟) 카드'는 사석이 될 가능성이 높은게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