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29일 파키스탄에 대한 제재조치 가운데 아직 해제되지 않고 있는 부분의 시행을 오는 2003년 9월까지 보류하기로결정, 관계 법령에 서명했다. 파키스탄과 인도가 지난 1998년 핵무기 실험을 한 후 이들 두 나라에 대해 취했던 경제 및 군사 지원 금지 조치를 지난달 해제한 데 이은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미국 주도의 대(對)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에서 핵심적인 동맹자 역할을하고 있는 파키스탄에 대한 새로운 재정지원의 길이 열렸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법령은 그가 아직 해제되지 않은 대 파키스탄 제재조치의 시행을 오는 2003년 9월까지 보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전 행정부는 1999년 10월 페르베스 무샤라프 현 대통령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데 대한 응징으로 또 한 차례 제재조치를 취했었다. 션 매코맥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의 목적은 대통령에게 파키스탄에 대한 추가 원조를 승인할 수 있는 융통성을 부여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7일 법령에 서명했으나 백악관 측은 29일 오후에야 그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미국이 아프간 도시들과 테러 혐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시설들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지난 7일 이후 반미, 반정부 감정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미 행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 중에 3억~5억 달러의 새로운 대 파키스탄 원조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행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1억달러의 경제원조를 약속했고, 양국은 최근 파키스탄이 미국에 지고 있는 총 30억달러의 채무가운데 3억7천900만 달러의 상환 연기에도 합의한 바 있다. 행정부는 부시 대통령이 내달 유엔 총회에 참석할 때 무샤라프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