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주류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부진에 미국 테러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경제상황은 그다지 좋은 편이 못된다. 그러나 술시장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소주 위스키 전통주등 주종(酒種)을 가리지 않고 전년 대비 10% 수준의 고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두산의 '산(山)'이 출시되면서 불붙었던 소주시장은 여름 비수기에는 조용했으나 연말이 다가오면서 진로와 두산 간의 판촉전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대 성수기를 코앞에 둔 위스키시장은 비장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수석무역 맥시엄코리아 등 수입 업체들이 신제품을 들고 잇따라 주시장인 룸살롱 공략에 나선데 이어 씨그램코리아, 진로발렌타인스 등 기존 메이저 업체들도 주력 제품을 리뉴얼해 수성에 나섰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통주 업체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소주 =진로와 두산간 자존심 싸움이 뜨겁다. 먼저 치고 나온 쪽은 두산. 두산은 이달 말까지 '친구야! 오늘 산 한잔 하러 가자'라는 주제로 다양한 판촉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두산 주류BG 최용호 팀장은 "이번 판촉행사는 영화 '친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우정과 신의를 되살리자는 의미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길거리에 '산으로 가는 길'이라는 부스를 설치해 소비자들이 직접 이 곳을 통과하면서 산에 오르는 것 같은 간접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신나는 게임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진로도 받아치고 나왔다. 대표 브랜드인 '참眞이슬露' 출시 3주년을 맞아 광고모델을 최근 TV드라마 '여인천하'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박주미로 교체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진로측은 서울 시내 주요 유흥가에 판촉 도우미를 동원,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보해도 조만간 기능성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수도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위스키 =연말을 앞두고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J&B Jet'를 수입하는 수석무역, '커티삭'을 앞세운 맥시엄코리아는 5백ml 짜리 신제품을 선보이고 위스키의 주요 매출처인 룸살롱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윈저'의 씨그램코리아, '임페리얼'의 진로발렌타인스는 각각 12년산 제품을 리뉴얼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씨그램의 신영식 부사장은 "17년산 윈저가 슈퍼프리미엄급(원액 숙성연도 17년) 시장에서 안정궤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프리미엄급(원액 숙성연도 12년) 시장공략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진로의 이원호 상무는 "임페리얼을 지속적으로 리뉴얼해 프리미엄급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씨그램과 진로 양대 메이저 업체의 경우 1위 자리를 상대방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엄청난 광고공세를 퍼붓고 있다. '딤플'의 하이스코트와 '스카치블루'를 앞세운 롯데칠성 역시 주소비 계층인 강남지역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주 =지난해까지 국순당 '백세주'의 독주가 이어지며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전통주 시장은 진로, 두산, 금복주 등 메이저 주류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 초 신제품 '군주(君酒)'를 선보이면서 전통약주 시장에 본격 진출한 두산은 "건강을 중시하는 최근의 음주 경향을 고려해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정력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기록된 '천문동'이라는 약재를 포함시킨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은 올해 계획했던 매출액 80억원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국(天菊)'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진로 역시 올해 초 세웠던 3백억원 매출목표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진로측은 "40대에 타깃을 맞춘 다른 제품들과 확실히 구분될 수 있도록 상품명과 패키지 디자인 등을 30대 초반 젊은 세대에 맞춘 것이 성공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을 연고로 하는 금복주는 프리미엄급 전통약주인 '화랑'으로 수도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진출 첫해인 올해 일단 수도권시장에서 제품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다는 목표를 세운 금복주는 최근 실시한 소비자 조사결과 자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이같은 메이저 주류업체들의 공세에 대해 국순당은 신제품 출시와 사업다각화로 맞서고 있다. 국순당측은 연말 강남역에 각종 전통주류와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민속주점 '백세주마을' 1호점을 오픈한다는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일본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9월초 일본 현지법인의 문을 열고 도쿄등 대도시 일대 유흥가?중심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