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가 월드컵대회캐치프레이즈 선정작업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월드컵 마스코트나 엠블렘, 포스터 등과는 달리 필수 조건은 아니었지만 대회를 치르는데 공식 표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KOWOC은 상금까지 걸고 지난 6월 18일부터 30일까지 공개 모집을 실시, 총 3천756편의 캐치프레이즈를 접수했다. 그러나 당초 국내에서만 사용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생각과는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 문제에 대해 지적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고 공동개최국인 일본과의 조율 문제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캐치프레이즈 당선작 발표가 두달이 넘게 미뤄지고 있다. KOWOC측은 "한국어로 된 캐치프레이즈를 FIFA, 일본과 함께 사용하려다 보니 표현상의 차이 때문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 JAWOC으로서는 캐치프레이즈까지 선정하려는 계획이 없었던데다 KOWOC이 한국내에서 공모한 뒤 추려낸 2-3건의 후보작을 가지고 협상테이블에 앉았으니 이를 달갑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여기에 FIFA의 입맛까지 맞춰야 한다면 과연 한국에서 공모한 캐치프레이즈가 대회 공식표어로 선정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동후 KOWOC 사무총장은 "9월 30일 영국에서 열리는 한.일.FIFA 사무총장 회의에서 이 문제가 마무리된다"며 "일본도 한국이 제시한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의 한 기자는 "만일 JAWOC이 한국이 내놓은 캐치프레이즈에 동의하게 된다면 일본내에서의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될 우려가 있다. 이를 감수하고 JAWOC이 쉽게 캐치프레이즈 선정에 손을 들어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