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직 유임 후 7일 첫 출근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환경에 대한 행정부의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고 민생현안을 챙기는 등 의욕적으로 업무에 나섰다. 하지만 자민련의 제명조치 등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출근 직후 총리실 간부회의를 주재한 이 총리는 "무엇보다도 내각의 안정이 중요하며, 내각이 안정돼야 민생도 안정된다"면서 "내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덕봉(金德奉)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다. 이 총리는 특히 회의 중 유용태(劉容泰) 신임 노동장관 등 새로 입각한 장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려운 일을 맡게 됐다"며 독려했다. 이어 이 총리는 국정감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유엔방문,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등 일련의 주요정치 일정을 거론, "총리로서 어깨가 무겁다"며 "업무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그는 "앞으로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을 것이므로 당정 협조나 국회대책에서 기존 패턴과 달라져야 할 것"이라며 "여야를 떠나 설득하고 설명, 정부정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즉석에서 가을철 농촌 일손부족 실태와 체불 임금, 콜레라 확산 문제 등에 대해 보고받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종합적인 민생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하는 등 유임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서 벗어나려는 듯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고 주변인사들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