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쿠데타 후 과도 정부 체제에 있는 피지의 총선이 1주일 간의 장정을 끝내고 3일부터 개표에 들어간다. 최종 개표 결과는 6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총선은 피지 300개 섬에서 지난달 25일 일제히 시작돼 1일 끝났다. 유권자45만1천명은 이번 총선에서 의원 71명을 뽑으며, 이에 따라 군부 주도 하의 현 과도정부 대신 새 민선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피지의 주민 구성비에 따라 전체의원 71명 중 23명은 피지계, 19명은 인도계, 3명은 다른 소수민족계, 한 명은 로투마섬 대표에 각각 배정됐고 나머지 25명은 일반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이번 총선은 작년 5월 19일 조지 스파이트 씨가 무장 병력을이끌고 쿠데타를 감행해 당시 마헨드라 초드리 총리의 인도계 정부를 축출한 후 처음 실시됐다. 관측통들은 이번 총선에서 초드리 전총리가 이끄는 피지노동당이 가장 우세한것으로 보고 있다. 피지노동당은 지난 99년 총선에서 37석으로 다수당 자리를 확보함으로써 초드리 전총리가 인도계 첫 총리가 됐다. 피지연합당의 라이세니아 카라세과도정부 총리도 이번 선거에 출마했으나 승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그의 측근들은 밝혔다. 피지노동당이 승리할 경우 초드리 전총리는 총리직을 다시 수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초드리 전총리 정부 시절의 포세치 부네 전농업장관이 총리에 기용될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피지 총리는 대통령이 의원 중에서 지명하는데 지난해 쿠데타에 의해 실각을 당한 뒤 뇌졸중으로 쓰러져 입원치료 중인 라투 카미세세 마라 전 대통령은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법당국 소식통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주요 정치인들을 반역혐의로 기소할 수도 있는 비밀 경찰의 파일이 공개될 수 있다고 밝혀 새 민선정부 역시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피지에서는 출마 정당중 15개 정당이 친피지계 정당이며, 각 후보들은 인종문제를 선거전 주요 이슈로 내세웠을 정도로 인종간 대립이 계속됐다. 또 30년간 세 차례 헌법이 바뀌고 세 차례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정정 불안이 끊이지 않았다. (수바 AF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