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화 발걸음에 보조를 같이 하며 1,280원을 놓고 공방이 한창이다. 수급 상황보다는 달러/엔 환율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자연스런 결을 따라 흐르고 있다. 업체들의 네고물량 공급이 뜸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의 공급 여부가 달러/엔의 반등기조와 맞서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17분 현재 전날보다 1원 내린 1,279.90원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이 122.20엔대로 올라선 것을 반영, 오전 마감가보다 0.90원 오른 1,2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추가 상승에 실패하고 한동안 1,279.40∼1,280원 범위에서 탐색전을 펼쳤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122.42엔까지 추가 상승하자 2시 12분경 1,280.70원으로 고점을 높인 뒤 달러/엔의 동향에 따라 1,279.50∼1,280.40원 범위에서 등락하고 있다. 시장에 물량이 많은 편이 아니며 전날 외국인 주식 순매수분이 나올 만한 시점이라 물량이 어느 정도는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급면에서 환율을 움직이기엔 다소 역부족이다. 달러/엔은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를 향한 마음을 따라 120.40엔대까지 올라섰다가 되밀리면서 이 시각 현재 120.10엔을 가리키고 있다. 좀처럼 120.50엔을 뚫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양상이 뚜렷해 달러/원의 추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흘째 주식 순매수기조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82억원, 13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1,134억원에 이르는 순매수분 가운데 일부가 시장에 나올 만한 시점이라 환율 낙폭을 다시 확대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20엔 이상에서 안착하면서 어제 종가 수준을 회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마감까지 주식자금 등의 물량 공급이 이뤄진다면 1,279원선에 머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당국에서 그동안 지켜왔던 1,280원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약해진데다 주변 변수에 의한 자율적인 변동을 받아들이는 모습. 그는 이어 "달러/엔의 경우 미국의 GDP수정치 발표를 앞두고 기다려보자는 견해가 강하다"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가고 있다는 국면을 나타내는 신호가 보여지면 달러 약세 기조가 깊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