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돌 하나에도 역사가 흐른다'는 고도(古都) 경주와 그 일대의 유적·유물을 통해 신라의 역사를 뒤돌아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MBC TV는 다음달 3일 방송의 날에 역사 다큐멘터리 '신라 천년,침묵의 소리'를 내보낸다. 이 다큐멘터리는 11월 실시될 디지털 방송을 앞두고 HDTV(고화질TV)용으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HDTV용 카메라만을 이용해 지난 겨울부터 올 여름에 걸쳐 촬영했지만 최고의 영상미를 선사하기 위해 60분물 1부작으로 편집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 고대 역사가 숨쉬는 도시 경주의 유적·유물들을 통해 신라 역사와 그들의 문화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전달한다. 변화무쌍하고 유장했던 신라의 역사를 '탄생''소년기''청·장년기''노년기'로 나눠 계절의 변화와 인생의 흐름에 비유해 바라본다는 것. 제작을 담당했던 이강국 PD는 "재미있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릴 적부터 쉽게 접해오던 신라의 풍부한 유적과 유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줌으로써 신라 천년의 생생한 역사체험이 되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역사 여행의 안내는 이화여대 강우방 교수(미술사학과)가 맡는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경주국립박물관장을 지낸 강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신라문화 전문가. 그는 그냥 스쳐 지나왔던 신라 유적·유물들의 숨은 의미와 감춰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다큐멘터리의 '탄생'편에선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정,초기 왕들의 무덤 오정,신라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계림 등에 얽힌 전설을 통해 신라의 기원을 알아본다. '소년기'편에선 부처골 감실석불,삼화령 애기부처,분황사 석탑 등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신라의 불교미술을 살펴본다. '청년기'편은 선도산 중턱에 위치한 마애삼존불과 신라인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사천왕상을 중심으로 통일 신라시대의 모습을 소개한다. '장년기'편에선 풍성한 가을처럼 신라 문화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성덕왕릉 석굴암 열암곡 포석정 등을 살피고 '노년기'편에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황룡골을 통해 신라의 마지막을 조명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