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약세 흐름을 반영한 원화의 가치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금리인하 결정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지만 이미 0.25%포인트(25bp) 인하폭은 시장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하며 인하폭 확대 여부를 놓고 조심스런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오른 1,287.2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가인 1,289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오름폭을 줄인 환율은 1,286원선에 거의 둥지를 틀다가 장 막판 달러/엔의 소폭 상승을 타고 1,287원선으로 올라섰다. 환율은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거래없이 호가만 형성돼 1,287/1,288.50원에 마감했으나 달러/엔이 개장초 120.80엔대의 오름세를 보인 것을 반영, 전날 마감가보다 2.90원 오른 1,289원에 출발했다. 그러나 레벨 부담감에 따른 물량 공급과 AIG와 현대투신 외자유치 협상 타결 임박 등의 소식이 오름세를 꺾으면서 10시 15분경 1,286.5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주로 1,286.60∼1,287.10원 범위에서만 횡보하다가 장 막판 달러/엔을 따라 1,287원선으로 올라섰다. 오후에도 달러/엔의 변화 여부에 초점을 맞춘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달러/엔이 밀릴 경우 1,285원까지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위쪽으로는 좀 더 막힌 흐름.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남아있으나 달러/엔이 120.80엔을 대체로 지지하면서 추격 매도는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이 어느 쪽으로 손을 드느냐가 관건"이라며 "오후에는 1,285∼1,288원 범위에서 등락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역외의 롤오버는 많지 않으며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의 발언으로 달러/엔의 상승세는 일단 멈췄다"며 "1,287원선 후반에서는 네고물량이 대기하고 있고 1,286원 아래서는 매수세가 있어 철저하게 갇힌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25bp 금리인하는 반영된 측면이 강하나 금리 결정이후에도 단기적인 환율 수준만 결정날 뿐 큰 폭의 변동이나 방향성을 가늠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매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이내 잠잠해졌으며 업체들은 1,287∼1,288원 이상에서 네고물량을 공급했다. 시중포지션은 약간 무거운 상태로 알려졌다. 달러/엔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낮 12시 2분 현재 뉴욕장보다 조금 올라선 120.84엔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 경제관료간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엇갈린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120.50∼121엔 범위에서 묶인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장중 120.80엔대에서 정체된 흐름이 달러/원의 이동을 제한했다. 전날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넉달째 오름세를 보인 경기선행지수 영향으로 달러화가 힘을 얻으며 120.72엔에 마감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2분 현재 거래소에서 298억원의 매도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2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으나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 지난 금요일의 순매수 자금 1,209억원중 일부가 달러 공급 요인으로 작용, 환율 상승세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달 들어 20일까지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13억7,8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올들어 매달 같은 기간중 적자폭이 가장 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준 59억1,900만달러, 수입은 12.9% 감소한 72억9,700만달러로 집계돼 수출 감소폭이 전달의 20.5%에 비해 축소됐으나 규모면에서는 줄어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