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장.등록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쏟아져 나오면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조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실적이 예상치보다 좋아진 업체에 대해선 기존의 투자의견을 대거 상향 조정한 반면 실적이 못미친 업체에 대해선 가차없이 투자의견을 낮추고 있다. 투자의견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시장지수 대비 예상수익률을 기초로 '매수' '시장수익률상회' '보유' '시장수익률하회' '매도' 등 5단계로 나누고 있다. 즉 예상수익률이 20%를 넘으면 '매수'이고 10% 이상은 '시장수익률상회', 10%~마이너스 10%가 '보유'다. '시장수익률하회'나 '매도'는 지수보다 수익률이 낮다. 19일 리서치 정보 전문업체인 에프엔가이드(www.fnguide.com)에 따르면 기업들의 실적이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각 증권사들은 모두 1백54개 기업에 대해 2백65회나 투자의견을 조정했다. 투자의견의 의미 =투자의견은 단순한 실적의 증감보다 그 원인과 함께 향후 실적 예상치 및 현 주가수준 등 주가와 관련된 모든 측면을 감안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에게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배현기 에프엔가이드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상반기 '매수' 이상의 투자의견을 받은 종목군의 평균 수익률이 44.3%로 19.4% 상승한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24.9%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투자의견이 해당종목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회복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의 실적전망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한 투자의견 조정은 특히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기가 나빴던 상반기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올려 투자의견이 올라간 기업은 원가절감능력이라든지 제품구성능력 수익창출능력 등이 뛰어난 기업"이라며 "이들은 하반기에도 뛰어난 실적을 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자방법 =많은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상향하는 종목이 유리하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엇갈리거나 자주 변경되는 종목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포철은 7월말 실적악화와 함께 한화 한투 동양 LG 등 4곳에서 투자의견 "보유"로 낮췄으나 메리츠는 반대로 높였으며 한화와 LG는 곧 다시 투자의견을 올렸다. 또 국민카드 대덕전자 대덕GDS 대우조선 대한항공 더존디지털 동양제과 모아텍 삼성중공업 등은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또 투자의견이 조정되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반응이 빠르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의견이 바뀌면 대형주는 장기적으로 움직이나 중소형주는 갑자기 방향성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의견이 높아진 중소형주에 발빠르게 투자하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