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의 상반기 실적은 예상대로 정보기술(IT)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저조했다. 특히 벤처기업은 일반기업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낮아 성장의 정체현상을 보였으며 수익성도 일반기업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반적인 실적부진 속에서도 옥션과 휴맥스 등은 '눈부신' 성장을 보여 코스닥의 대표주자 재편을 꾀하고 있다. ◆코스닥기업 얼마나 벌었나 비금융업 영위법인 521개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7%, 매출액순이익률은 0.7%로 추락했다. 즉 코스닥기업들은 상반기에 1천원어치를 팔아 47원의 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고 여기에 법인세 등을 빼고 남은 돈은 겨우 7원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수익성 감소세는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반도체 등 IT 경기의 부진으로 벤처기업들이 허덕였기 때문이다. 벤처기업 259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8% 늘어 났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67%나 줄어 많이 팔았지만 결국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 됐다. 흑자폭이 줄어든 기업이 100개이고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 62개로 벤처기업 10개중 6개꼴로 영업실적이 줄어들었다. 반면 일반기업들(262개사)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3%와 45.3% 늘어 벤처기업보다 장사를 잘했다. 순이익은 75% 급감했는데 이것은 자산총액이 2조원이 넘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 아시아나 등의 영업과 무관한 손해 때문이다. 또 금융업 15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 11% 줄었는데 이는 국민카드와 기업은행의 실적이 호전됐지만 벤처캐피탈 12개사의 매출이 76% 줄고 영업이익도 88%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수익성 하락 반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작년에 흑자를 냈던 기업 92개사가 올해 적자를 기록했다. 또 작년에도 적자였던 기업 53개사 가운데 29개는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24개로 전체기업의 4%에 그쳤다. 작년에 이어서 흑자를 내긴 했지만 규모가 줄어든 기업도 222개사에 달해 수익성 하락은 코스닥 기업의 전반적인 현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코스닥을 주도해온 닷컴 3인방은 모두 올 상반기에 적자전환해 코스닥 수익성 부진에도 앞장섰다. 새롬기술은 210억원 순손실로 규모가 가장 컸으며 한글과컴퓨터는 102억원, 다음은 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어느 기업이 떠오르나 이번 반기실적으로 보면 가장 큰 성장을 보인 분야는 인터넷쇼핑이다. 옥션의 올 상반기 매출은 430억원으로 무려 579%의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액 증가율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인터파크도 376억원의 매출을 올려 3위에 올라섰다. 또 코스닥의 대표적 실적주로 각광받아온 휴맥스는 이번 반기실적 주요부분의상위권을 휩쓸었다. 휴맥스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부문에서 6위를 차지했는데 이 분야의 1∼5위는 거래소시장에나 어울리는 국민카드와 KTF, 엘지텔레콤, 기업은행, SBS 등 대기업이 휩쓴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코스닥의 대표기업의 위상을 차지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휴맥스는 또 매출액영업이익률 증가폭 4위와 매출액영업이익률 9위, 매출액순이익률 15위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