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랩 어카운트(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업무를 시작하면서 개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자산운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자문사의 계약고가 3개월 사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또 투자자문사의 주고객이었던 증권사들이 1년 사이 4조4천억원을 빼내간 반면 보험사들은 1조3천억원을 맡기면서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현재 17개 외국사를 포함한 144개 투자자문사의 자문계약고는 7조5천억원으로 작년말 13조8천억원에 비해 46%나 감소했다. 계약형태별로는 보수를 받고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자료를 제공하는 자문계약이 5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57%나 감소한 반면 투자자가 맡긴 재산을 대신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일임계약은 2조3천억원으로 46%나 늘었다. 이처럼 자문계약고가 급감한 것은 지난 2월 증권사들이 랩 어카운트 업무를 시작하면서 고객들이 대거 증권사로 빠져나간 것이 큰 원인이다. 3월말 현재 증권사의 랩 어카운트 계약고는 2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와함께 주식시장의 침체에 따라 주고객이었던 증권사의 자문계약이 지난해 이맘때 5조3천억원에서 9천억원으로 83%나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의 하나로 지적됐다. 그러나 보험사는 3천억원에서 1조6천억원으로 5배 이상 늘려 법인투자자에 이어 투자자문사의 최대고객으로 부상했다. 이같은 영업환경의 악화에 따라 64개 전업자문사의 3월말 현재 당기순손실은 207억원으로 작년말보다 817억원이나 늘어났고 29개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업자문사는 지난 3∼7월 사이 10개사가 문을 닫는 등 지난 99년 3월말이후 45개사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86개사가 새로 진입해 전체적으로 41개사가 늘어난 셈이 됐다. 자문계약고로 보면 대우투자자문이 1조4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셋 8천억원, 동아 4천억원, 대유 3천억원, 밸런스 3천억원 등으로 상위 5개사가 전체 자문계약의 43%를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