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 표현주의" 회화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는 독일출신의 미국화가 한스 호프만의 미망인 레나테가 남편이 남긴 5천만달러(한화 650억원 상당)의 재산에도 불구하고 영양실조 상태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뉴욕 언론들이 떠들썩하게 보도하고 있다. 레나테가 플로리다주의 아파트에서 숨진 것은 지난 92년 9월. 그가 남긴 5천만달러의 재산을 둘러싼 법정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서류를 통해 10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비참한 말년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그는 알코올중독과 정신분열 증세로 쓰레기장이 돼버린 고급아파트에서 죽은지 한참이 지난 뒤에야 미라로 발견됐다. 레나테는 말년에 고양이를 키우면서 고양이 음식만 먹고 목욕을 안해 온몸이 벼룩에 물리고 범죄집단이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는 생각 때문에 집 밖 출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 80년에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면서 법원으로부터 변호사 리처드 코비를 개인생활을 돌봐줄 보호자로 임명받고 금융재산 관리는 미연방신탁이 맡아했으나이들은 매달 수수료만 챙기고 레나테를 아파트에 방치한 채 돌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비와 미연방신탁은 원래 재산관리를 맡았던 변호사 로버트 워쇼가 지난 98년레나테가 말년에 받았을 고통을 들어 소송을 제기하자 870만달러를 지급하는 비밀합의로 소송을 무마하고 이를 쉬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레나테의 비참한 말년은 코비와 미연방신탁의 비밀유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밝혀지게 됐다. 지난 64년 미수를 바라보는 호프만의 50세 연하 신부로 화제를 뿌렸던 레나테는 결혼당시에 "그레타 가르보같은 미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혼 2년만에 미망인이 됐지만 호프만이 말년에 그린 10여점의 "레나테 시리즈"의 작품속 주인공 역할을 했다.